美, 66개 국제기구 탈퇴…국익 앞세워 패권주의 본격화

해외

이데일리,

2026년 1월 08일, 오전 12:02

[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유엔(UN) 산하기관을 비롯한 국제기구에서 미국이 탈퇴하는 문서에 서명했다. 다자주의라는 현대 국제 질서를 확립한 미국이 스스로 발을 빼면서 ‘미국식 패권주의’가 본격화하는 모양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FP)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유엔 산하기구 31곳과 비(非) 유엔기구 35곳에서 미국이 탈퇴하는 대통령 각서에 서명했다. 이에 따라 66개 기관에 대한 미 행정부의 자금 지원이 중단된다.

백악관은 “이들 국제기구 중 다수는 미국의 주권 및 경제적 역량과 충돌하는 급진적인 기후 정책, 글로벌 거버넌스, 그리고 이념적 프로그램을 추진해 미국의 국가 이익, 안보, 경제적 번영, 주권에 반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국 납세자들은 이들 기구에 수십억 달러를 냈지만 성과는 미미했다”며 “이런 기구들에서 탈퇴해 납세자의 돈을 절약하고, 그 자원을 미국 우선 과제에 다시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백악관은 66개 기관이 어디인지 밝히지 않았으나 트럼프 대통령 재집권 이후 탈퇴를 선언했던 파리 기후변화협약과 세계보건기구(WHO) 등이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행정부는 유엔 인권이사회와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UNRWA), 유네스코(UNESCO·유엔교육과학문화기구)에 대한 탈퇴도 결정했으며, 국제통화기금(IMF)와 세계은행 탈퇴도 거론한 적 있다.

미국의 국제기구 탈퇴는 양자 협상을 선호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스타일과도 맞닿아 있다. 규범과 합의에 묶여 미국의 즉각적인 의사 결정을 제한하는 다자주의에서 벗어나 각국을 직접 상대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대부분 국제기구에서 가장 큰 기여금을 내는 국가인 미국이 이탈하면서 주요 국제기구의 자금난이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WHO 기여금의 15%, 유네스코 기여금의 20%를 미국이 담당한다.

여러 국제기구가 미국의 이탈로 이한 자금 공백을 중국의 추가 지원으로 충당하고 있다. 그만큼 국제 규범 확립에 있어 미국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축소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중국이 공중 보건부터 기후 정책, 기술 표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규제 결정권을 장악할 수 있는 여지가 커졌다는 것이다.

국제기구 탈퇴가 미국 우선주의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다. 일례로 WHO 탈퇴 조치는 향후 미국의 감염병 대비 태세를 약화시킬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한편 미국은 나날이 그린란드 병합 의지를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다음주 그린란드 및 덴마크 관계자와 만나 그린란드 매입 가능성을 논의한다. 미국은 그린란드 병합을 위해 군사적 수단도 배제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덴마크 역시 맞대응까지 거론하며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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