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낮춰 고물가 민심 달래기…트럼프, 베네수 국영 석유사 통제 노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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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2026년 1월 08일, 오후 07:03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앞으로 수년간 베네수엘라 석유 산업을 장악하기 위한 전면적인 구상을 추진하고 있다고 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통해 국제 유가를 배럴당 50달러 수준으로 낮추겠다는 의도다. 중간선거를 앞두고 물가를 낮춰 지지율을 잡기 위한 전략이란 분석이다.

[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소식통들은 트럼프 행정부는 베네수엘라 국영 석유회사인 페트롤레오스 데 베네수엘라(PDVSA)에 대해 미국이 일정 수준의 통제권을 행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여기에는 PDVSA의 석유 생산량 대부분을 확보해 직접 판매·유통하는 구상도 포함돼 있다. 이 계획이 성공한다면 미국은 미국이 생산을 통제하는 다른 국가의 매장량까지 포함해 사실상 서반구 대부분의 석유 매장량을 관리·감독하는 자리에 오르게 된다. 이는 베네수엘라에서 중국과 러시아의 영향력 축소, 미국 소비자의 에너지 가격 인하로 이어질 수 있다. 둘 다 트럼프 행정부의 핵심 목표에 해당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국제 유가를 배럴당 50달러 수준으로 낮추고자 한다고 반복해서 언급해왔는데 이는 그가 선호하는 가격대라고 복수의 고위 당국자들은 말했다. 현재 국제 유가는 배럴당 56달러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미국 에너지 산업은 물론 미국 국민과 베네수엘라 국민이 대통령의 베네수엘라 석유 통제에서 막대한 혜택을 보게 될 것이다”며 “석유는 이전에는 불법적인 ‘마약 테러 정권’인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전 대통령의 자금을 지원하는 데 사용됐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AFP)
트럼프 대통령은 전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인 트루스소셜을 통해 베네수엘라가 미국에 3000만~5000만 배럴의 제재 대상 원유를 제공한다고 밝힌 바 있다.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부 장관도 이날 골드만삭스 주최 행사에서 미국이 베네수엘라 원유를 무기한 판매할 계획이고 언급했다. 그는 “우리는 베네수엘라에서 나오는 원유를 시장에 내다 팔 것이다”며 “우선 지금 저장돼 쌓여 있는 원유부터 팔고 이후에는 장기적으로 베네수엘라에서 생산하는 물량을 계속 시장에 공급할 것이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날 백악관에서 엑손을 비롯한 셰브론 등 주요 석유기업 경영진과 회동할 예정이다. 이러한 행정부의 행보는 ‘드릴 베이비 드릴(석유를 시추하란 뜻)’이란 구호를 미국 국경 밖으로까지 확장하는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조치는 베네수엘라 내 중국·러시아의 영향력 배제, 미국 소비자를 위한 에너지 가격 인하라는 양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가 인하를 경제 성장의 중요한 동력으로 판단하고 있다. 특히 올해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지지율이 하락하는 상황에서 물가 안정이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WSJ는 “트럼프 대통령은 생산 확대와 유가 인하를 경제적 호재로 인식해왔으며 집권 2기 들어서도 이를 핵심 과제로 삼아왔다”며 “이 구상은 유권자들이 여전히 고물가 부담을 호소하고 중간선거를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이 하락하는 상황에서 더욱 속도를 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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