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여행 비싸진다… 출국세 인상 이어 숙박세 도입 ‘러시’

해외

이데일리,

2026년 1월 08일, 오후 03:43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일본 여행이 비싸진다. 출국세 3배 인상에 이어, 지방자치단체들이 숙박세 도입을 서두르고 있어서다. 일본 정부는 박물관 등의 입장료 인상도 추진하고 있다.

(사진=AFP)
8일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에 따르면 일본 미야기현과 홋카이도 등을 포함한 26개 지자체가 올해부터 숙박세 부과를 시작할 예정이다. 이는 지난해 7곳에서 대폭 늘어난 규모다.

숙박세는 지자체가 관내 숙박객에게 부과하는 ‘법정외 지방세’로 조례 제정과 총무상의 동의가 필요하다. 현재 신청 후 승인을 기다리는 곳도 있어 숙박세를 부과하는 지자체는 앞으로 더 늘어날 전망이다.

미야기현과 센다이시는 오는 13일부터 숙박세를 부과한다. 센다이 시내 숙박객은 1인 1박당 300엔을 내야 하며, 이 중 200엔은 센다이시로, 100엔은 미야기현으로 각각 귀속된다. 시외 지역에서는 미야기현이 300엔을 일괄 부과한다. 세수는 해외 관광객 유치 캠페인과 시·정·촌 교부금 등에 쓰일 예정이다.

올해 4월에는 홋카이도와 삿포로시 등 도내 13개 시·정·촌이 숙박세를 도입한다. 도세는 최대 500엔으로 각 시·정·촌이 자체 숙박세를 마련한 경우 도세와 별도 부과된다. 같은 달 히로시마현과 가나가와현 유가와라정도 숙박세를 시행하며, 6월에는 나가노현과 가루이자와정 등이, 7월에는 미야자키시가 각각 과세를 개시한다. 오키나와현, 이시가키시 등도 연내 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 급증이 주요 원인이다. 일본정부관광국(JNTO)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누적 방일객은 3906만 5600명으로, 2024년 한 해 전체 방문객 수(3687만명)를 이미 넘어섰다.

각 지자체는 늘어난 세수를 토대로 관광 인프라를 확충한 뒤 지역경제 성장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목표다. 일본 총무성에 따르면 2023년도 전국 숙박세 수입은 188억엔(약 1740억원)으로 집계됐다. 2024년 이후 신규 도입 지역을 포함하면 400억엔(약 3700억원) 안팎으로 두 배 이상 증가할 전망이다.

인기 관광지에서 ‘오버투어리즘’(관광공해) 대응 비용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도 숙박세 도입 배경으로 꼽힌다. 교통 혼잡과 쓰레기 투기 등을 해결하기 위한 안정적 재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숙박세가 지자체 입장에서 매우 유리한 재원이라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일반적으로 지자체 세입이 늘면 국고에서 내려오는 지방교부세가 줄지만, 숙박세는 법정외 지방세로 분류돼 교부세 산정에 반영되지 않는다. 즉 세수가 곧 지자체 순이익이 된다.

이외에도 해외에선 이미 일반화돼 있다는 점이 숙박세 도입을 가속화하고 있다. 미국 하와이주는 2024년 8억 1000만달러의 숙박세를 거뒀으며, 올해부터는 환경보호 예산 확보를 위해 세율을 종전보다 0.75% 인상한 11%로 조정했다.

이미 숙박세를 시행 중인 일부 지자체는 세수 확대를 위해 세율을 올리고 있다. 교토시는 오는 3월 숙박세 상한을 현재 1000엔에서 1만엔으로 대폭 상향할 방침이다. 홋카이도의 스키 리조트 지역인 구찬초는 4월부터 숙박요금 세율을 2%에서 3%로 높인다.

도쿄도는 내년까지 현행 100~200엔 정액제에서 3% 정률제로 전환할 방침이다. 동시에 면세 기준도 현행 숙박요금 1만엔 미만에서 1만 3000엔 미만으로 조정된다.

(사진=AFP)
다만 숙박세 확대가 과세 징수 업무를 떠맡는 호텔·료칸 등의 부담을 늘리고, 과세액이 높으면 숙박 수요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관광객뿐 아니라 출장객이나 지역 주민에게까지 숙박세를 부과하는 점을 두고 형평성 논란도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세금 용도와 집행 내역을 명확히 공개해 본래의 목적 외에 사용되지 않도록 투명성 확보 장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한편 일본 정부는 오는 7월부터 출국세를 현행 1인당 1000엔에서 3000엔으로 인상할 계획이다. 아울러 올해부터 외국인에 대한 비자 발급 수수료도 5배로 인상할 방침이다. 첫 단수 입국비자는 현행 3000엔에서 1만 5000엔으로, 복수 입국비자는 6000엔에서 3만엔 수준으로 각각 높아진다.

일본 정부는 이외에도 박물관과 미술관 등에서 외국인에게는 더 높은 입장료를 받는 ‘이중 가격제’를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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