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스마트폰 제조사에 '소스코드' 공개 요구…삼성·애플 반발

해외

이데일리,

2026년 1월 11일, 오후 10:11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인도가 휴대전화 제조사들에 스마트폰의 소프트웨어(SW) 설계도인 ‘소스 코드’를 공유할 것을 요구했다고 로이터통신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안 강화를 위한 조치지만 삼성전자와 애플 등 글로벌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기술 유출 우려를 제기하며 반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 로이터)


로이터는 이날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인도 정부가 휴대전화 제조사를 상대로 스마트폰 소스 코드를 공유하고 주요 소프트웨어 업데이트에 대해 정부에 알리도록 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83개 항목의 스마트폰 보안 기준 패키지를 추진 중이라고 전했다.

스마트폰의 소스 코드는 스마트폰이 어떻게 동작할지를 개발자가 프로그래밍 언어로 적어 놓은 텍스트 형태의 설계도다. 로이터가 입수한 인도 정부 문서에 따르면 자국 연구소 등에서 이 소스코드를 분석 및 시험할 가능성도 있다.

인도의 보안 패키지에는 또 사전 설치된 앱을 제거할 수 있도록 소프트웨어를 변경하고, “악의적인 사용을 피하기 위해” 백그라운드에서 카메라와 마이크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할 것을 요구하는 내용도 담겼다.

이 보안 패키지는 2023년 초안이 마련됐으며 현재 정부가 법적으로 의무화하는 방안을 검토한다는 사실이 새롭게 확인된 것이다. 소식통에 따르면 인도 정부는 오는 13일에 관련 세부 논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로이터는 “세계 2위 스마트폰 시장인 인도에서 온라인 사기와 데이터 유출 사고가 증가하면서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사용자 정보 보안을 강화하려는 조치의 일환”이라고 평가했다. 인도의 스마트폰 사용 인구는 약 7억 5000만명에 달하며, 중국에 이어 전 세계 2위 시장이다.

삼성전자와 애플, 구글, 샤오미 등 주요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인도 정부가 추진 중인 보안 기준이 국제적으로 전례가 없고, 기업의 핵심 기술이 노출될 위험이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휴대전화 제조사들은 스마트폰 작동의 기반이 되는 프로그래밍 지침인 소스 코드를 철저하게 보호하고 있다. 애플은 2014∼2016년 소스 코드를 제출하라는 중국측 요구를 거부했으며, 미국 수사기관도 애플의 소스 코드를 확보하려다 실패했다.

인도 정보통신제조업협회(MAIT)도 소스코드 공유 등의 정부 요구에 대응해 작성한 기밀 문서에서 “비밀 유지와 개인정보 보호로 인해 (해당 조치는) 불가능하다”며 “유럽연합(EU), 북미, 호주, 아프리카 주요 국가들은 이런 요구사항을 의무화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한 소식통은 로이터에 MAIT가 지난주 인도 정보통신부에 보안 기준 추진 방침을 철회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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