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검찰, 연준 수사 착수…파월 "트럼프의 정치적 압박"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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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2026년 1월 12일, 오후 07:01

[이데일리 성주원 김윤지 기자] 미국 컬럼비아 특별구(워싱턴DC) 연방검사가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에 대한 형사 수사에 착수했다. 뉴욕타임스(NYT)는 11일(이하 현지시간) 상황에 정통한 관계자들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이번 수사는 연준 워싱턴 본부 리노베이션 프로젝트와 관련해 파월 의장이 프로젝트 범위에 대해 의회에 거짓 증언을 했는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NYT는 이번 수사가 트럼프 대통령과 파월 의장 간 장기 갈등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금리 대폭 인하 요구에 저항하는 파월 의장을 지속적으로 비난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17년 파월을 연준 의장에 지명했지만 최근 그를 해임하겠다고 위협하고 25억 달러(약 3조 6500억원) 규모의 리노베이션과 관련해 ‘무능’을 이유로 소송 가능성까지 제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 NYT와의 인터뷰에서 파월 의장 후임자를 이미 결정했다고 밝혔다.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 위원장이 유력 후보로 거론된다. 파월의 의장 임기는 오는 5월 종료되지만 이사 임기는 2028년 1월까지다.

파월 의장은 자신에 대한 형사 수사를 “정치적 압박”이라고 정면 비판하며 중앙은행 독립성을 끝까지 지키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파월 의장은 이날 이례적인 직접 비디오 성명을 통해 “지난 9일 법무부가 지난해 6월 상원 은행위원회 증언과 관련해 대배심 소환장을 발부하고 형사 기소를 위협했다”고 밝혔다.

그는 “연준 의장을 포함해 그 누구도 확실히 법 위에 있지 않다”며 법치주의에 대한 존중을 표하면서도 “이 전례 없는 조치는 행정부의 위협과 지속적인 압박이라는 더 광범위한 맥락에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파월 의장은 “이 위협은 지난해 6월 증언이나 연준 건물 리노베이션에 관한 것이 아니다”라며 “그것들은 구실일 뿐”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태의 핵심을 “연준이 증거와 경제 상황에 기반을 둬 금리를 계속 설정할 수 있을지, 아니면 통화정책이 정치적 압박이나 협박에 의해 좌우될 것인지의 문제”라고 규정했다.

파월 의장은 “공직은 때때로 위협에 맞서 확고히 서 달라고 요구한다”며 “상원이 인준한 직무를 성실성과 미국 국민에게 봉사하겠다는 헌신으로 계속 수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수사 대상인 리노베이션 프로젝트는 2022년 착공해 2027년 완공 예정이다. 1930년대 지어진 건물을 확장·현대화하는 이 공사는 예산을 약 7억달러(약 1조200억원) 초과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 논란은 파월 의장의 지난해 6월 의회 증언에서 비롯됐다. 2021년 연준 제안서에는 고위 정책 입안자용 전용 엘리베이터와 식당, 새 대리석 시설 등이 포함돼 있었다. 그러나 파월 의장은 “VIP 식당도 없고 새 대리석도 없다”고 증언했다.

검찰은 2021년 제안서에 명시한 시설들을 파월 의장이 “없다”고 증언한 것이 허위라고 보고 있다. 이에 대해 파월 의장은 당시 증언에서 계획이 변경돼 초기 항목 일부가 폐기됐다고 해명했다. 그는 “오래된 대리석을 재설치하는 것”이라며 새 대리석을 설치하는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파월 의장의 형사 기소 가능성이 전해진 이후, 국제 금 가격은 치솟았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현물 금 가격은 장중 4600달러를 넘어서며 사상 최고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금 가격은 금리 하락, 지정학적 긴장 고조, 달러에 대한 신뢰 약화 등 거의 모든 호재가 지난해 한꺼번에 작용하면서 1년 전보다 60% 넘게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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