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상원, 나토 영토 점령 금지 법안 발의

해외

이데일리,

2026년 1월 14일, 오전 08:02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미국 상원에서 그린란드를 포함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영토를 점령 또는 합병하는 것을 막기 위한 법안이 발의됐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리사 머코우스키 미국 공화당 상원의원. (사진=AFP)
미국 상원 외교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진 샤힌 의원과 공화당 소속 리사 머코우스키 의원이 공동 발의한 이 법안은 미 국방부·국무부가 의회가 배정한 자금을 사용해 나토 회원국 영토를 봉쇄·점거·합병·군사작전 수행 또는 그 밖의 방식으로 통제권을 주장하는 행위를 금지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샤힌 의원은 “이 초당적 법안은 미국 납세자의 돈이 나토를 분열시키고 우리가 나토에 대해 한 약속을 위반할 행동에 사용돼선 안 된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고 말했다.

머카우스키 의원은 “우리의 나토 동맹은 미국을 우리의 적대국들과 구분 짓는 요소다. 미국이 우리의 막대한 자원을 동맹국을 상대로 쓴다는 생각 자체가 매우 우려스럽다”며 “의회는 법으로 이를 전면 거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빌 키팅 민주당 의원이 이끄는 초당적 의원 그룹도 전날 하원에서 유사한 법안을 제출했다. 이들 법안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체포 이후 그린란드 야욕을 다시 드러낸 가운데 제출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1일 “미국은 덴마크 영토(그린란드)를 어떻게든 차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덴마크와 그린란드 외교장관들은 14일 워싱턴DC에서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과 JD 밴스 부통령을 만날 예정이다.

이와 별도로 초당파 의원 단체는 이번주 덴마크를 찾아 나토와의 결속을 강조하고, 덴마크·그린란에 연대를 표명할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가까운 공화당 의원들은 미국이 무력으로 그린란드 영토를 차지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의도적으로 축소하거나 덜 심각하게 보이도록 발언을 내놓고 있다고 FT는 짚었다.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은 이날 “그 누구도 그런 일을 검토하고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린란드를 위한 전쟁 선포 같은 것은 없다. 그런 일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덴마크 관리들은 최근 몇 주간 자국에 대한 지지를 확보하기 위해 외교적 노력을 강화해왔다. 예스퍼 뫼러 쇠렌센 주미대사는 이달 첫째 주에 양당 의원 12명을 만났다.

한 덴마크 관리는 “이는 우리가 이해하는 워싱턴의 특정 부분에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선택한 전략”이라며 “다른 많은 외국 정부들과 마찬가지로 트럼프 행정부와의 관계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덴마크 관리는 “우리는 미 의회로부터 큰 지지를 얻고 있다. 우리가 신뢰할 수 있는 동맹이라는 메시지가 그들에게 잘 전달되고 있다”고 말했다.

덴마크 관리들과 전문가들은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가 “그린란드 침공은 나토의 종말을 의미할 것”이라고 강경하게 경고한 것도 미 의원들과 서방 군사동맹의 지속을 바라는 방위산업계 관계자들을 겨냥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덴마크 왕립국방대학 산하 북극안보연구센터 소장인 욘 라베크-클렘멘센은 “미국 방산기업들은 F-35 전투기부터 탄약에 이르기까지 여러 제품의 유럽 판매를 위해 나토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 헌법에선 전쟁 선포권을 의회에만 부여하고 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 역할이 약화했다. 컬럼비아대 로스쿨 국가안보법 프로그램 책임자인 매슈 왁스먼 교수는 “현대의 모든 대통령들은 미국의 이익을 보호하고 증진하기 위해 해외에서 미군을 사용할 수 있는 광범위한 권한을 주장해 왔다”고 말했다.

왁스먼 교수는 또 “의원들이 입법이나 예산 편성·승인 권한을 활용해 대통령의 전쟁 수행 능력에 안전장치를 마련할 수 있지만, 이러한 선택지는 결코 간단하지 않다”며 “이 특정(트럼프) 대통령을 견제하는 것은 특히 어렵다. 하지만 의회가 정치적 의지만 있다면 그렇게 할 방법이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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