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FP)
스타링크 단말기는 이란에선 불법으로, 주로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소형 선박을 통해 해상 밀수되거나 이라크 쿠르드 지역을 거쳐 반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2022년 대규모 ‘히잡 시위’ 당시 머스크가 제재 예외 승인을 추진한 이후 단말기 반입이 급증했다.
앞서 이란 정부는 시위 및 진압 영상이 해외로 유출되는 것을 막고 시위대 간 소통을 제한하기 위해 지난 8일 인터넷과 통신을 전면 차단하고 무력 진압을 본격화했다. 해당 시점을 기점으로 사망자 수가 급증하기 시작했다. 미국에 기반한 인권운동가통신(HRANA)에 따르면 8일 최소 42명이었던 사망자 수는 이날까지 누적 2403명으로 집계됐다.
시위대는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스페이스X의 위성 인터넷 서비스 스타링크를 활용해 시위 현장 영상을 외부로 전송하기 시작했다. 해외에 거주하는 제3자가 시위대로부터 영상을 공유받아 소셜미디어(SNS)에 게재하는 방식이다. 테헤란의 한 스타링크 사용자는 WSJ에 “신원을 숨긴 채 신뢰할 수 있는 사람들에게만 영상을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란 정부는 유엔 산하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을 통해 미국 측에 스타링크 서비스의 자국 내 차단을 요구했지만, 미국과 스타링크 측은 이란이 특정 단말기를 식별해 차단하는 수준 외에는 대응하지 않고 있다. 이란 정부는 결국 전파를 교란해 스타링크를 이용한 영상들의 외부 송출을 방해하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개입 명분을 주지 않기 위해, 적어도 그 시기를 최대한 늦추겠다는 의도로 파악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정부의 폭력적 진압이 계속될 경우 개입을 경고한 상태다. 라시디 국장은 “이는 전자전이다”며 “특히 시위가 벌어지는 지역과 야간 시간대에 방해가 가장 심각하다”고 전했다.
WSJ은 “정보를 둘러싼 싸움은 이란 전역 수십개 도시에서 매일 밤 벌어지는 ‘직접적인’ 충돌과 비교하면 부수적인 것처럼 보이지만 그 파급력은 크다. 시위 영상은 그 규모와 이란 정부의 대응 실태를 외부에 알릴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수단”이라고 짚었다. 실제 한 인권단체가 공개한 영상에선 테헤란 남부 영안실에 다수의 시신이 있는 모습이 담겨 이란 정부를 향한 국제사회 규탄이 이어졌다.
이란은 현재 정부 기관과 친정부 언론, 충성파 인사들만 ‘화이트리스트’로 등록된 특정 IP 주소를 통해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란 정부는 지난 11일 대국민 문자 메시지를 통해 보안기관 산하인 “메흐르(MEHR)통신을 신뢰하라”고 안내했다.
다음날인 12일엔 수도 테헤란대학에서 열리는 친정부 집회 참여를 독려하는 문자 메시지를 발송했다. 메시지엔 “이란 정부는 미국과 이스라엘에 맞서는 정권 지지 시위에 국민들의 참여를 요청한다”고 적혔다.
미국 비영리단체 ‘넷프리덤 파이어니어스’의 공동창립자인 메흐디 야히아네자드는 “이란 정부의 방해 작업으로 (스타링크) 접속 속도가 저하됐지만 완전히 막히진 않았다”며 “연결이 안정될 때마다 사용자들은 가능한 한 많은 영상을 전송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우리는 수백대의 스타링크 장비를 이란 내 비영리단체에 보냈으며, 일부는 상업적 중개인을 통해 전달됐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행정부도 이란에 대한 대응 방안 중 하나로 스타링크 단말기 추가 투입을 검토하고 있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머스크에게 가능한지 여부를 문의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란 정부의 인터넷·통신 차단은 경제 위기를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는 진단이다. 이미 제재와 인플레이션, 노동파업으로 어려움을 겪는 현지 기업들은 이메일 송수신과 국내 통화마저 마비돼 사실상 영업이 중단된 상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