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마지막 왕세자 "중동의 한국 됐어야 했는데 북한꼴"

해외

이데일리,

2026년 1월 18일, 오후 11:48

[이데일리 홍수현 기자] 이란 팔레비 왕조(1925~1979)의 마지막 왕세자 레자 팔레비(65)가 “이란은 지금쯤 중동의 한국이 됐어야 했지만 북한이 됐다”면서 이란의 상황을 한반도 상황을 빗댔다.

미국 워싱턴DC에서 기자회견을 하는 팔레비 전 왕세자. (사진=AP 연합뉴스
17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팔레비 전 왕세자는 전날 미 워싱턴DC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말했다.

팔레비는 “(이슬람 혁명 당시) 이란은 한국보다 국내총생산(GDP)이 5배 높았지만 현재 이란은 북한이 됐다”고 비판했다. 이어 “인적, 천연자원이 없어 (이란이) 이렇게 된 것이 아니다”라며 “민생을 박탈하고 국가와 자원을 착취하는 정권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현 정권은 극단적인 테러 그룹과 지역 안팎의 간첩을 지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팔레비는 “이란 이슬람공화국은 무너질 것이다. ‘만약’이 아니라 ‘언제’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란인들은 현 정부와 달리 평화, 안정성, 교역과 상업을 통한 삶의 질 개선을 추구한다”며 “이란은 모든 국가와 공정한 관계를 맺을 것이지만, 민주정부를 원하는 만큼 서방과의 협력을 우선적으로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팔레비가 이같은 식의 발언을 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팔레비는 2023년 영국 가디언 인터뷰에서도 “이란은 번영하고 있었다. 만약 혁명이 없었다면 이란은 중동에서 적어도 한국과 같은 위상을 지녔을 것”이라며 “하지만 우리는 북한처럼 돼버렸다”고 말했다.

팔레비는 팔레비 왕조의 마지막 샤(왕)였던 모하마드 레자 팔레비 전 국왕의 장남이다. 반정부 시위가 전국으로 확산했지만 조직화한 야권 지도자가 없는 상황에서 팔레비는 사실상 유일한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실질적인 이란 내 영향력이 없고, 국제사회의 지원을 이끌어낼 역량도 없다는 평가도 나온다.

지난 1979년 이란 혁명으로 친미 왕정이 붕괴한 후 수십 년간 미국에서 망명 생활을 이어오고 있으며, 지난해 12월 28일 이란 전역에서 반(反)정부 시위가 일어난 뒤로는 줄곧 미국에 개입을 호소했다.

17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인근에서 내한이란인 네트워크가 연 미국 정부의 이란 군사 개입 촉구 집회에서 참가자들이 팔레비 왕조 시절 이란 국기를 흔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편 익명을 요구한 한 이란 당국자는 로이터 통신과 인터뷰에서 “이번 시위로 약 500명의 보안요원을 포함해 최소 5000명이 사망한 것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미국 기반 인권운동가통신(HRANA)은 이번 시위로 전날 기준 3308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산했으며 이와 별개로 4382건의 사망 사고를 검토 중이다. 체포 건수는 2만 4000건을 넘어선 것으로 봤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유혈 사태를 우려하며 군사 개입 가능성을 시사했다가 이를 보류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3일 트루스소셜에 “이란의 애국자들이여, 계속 시위하라. 정부 기관들을 점령하라”며 “도움의 손길이 가고 있다”고 적었다.

그러나 다음날 “이란에서 살인이 중단됐다는 말을 들었다”며 “미국과 이란 간 긴장이 여전히 높지만, 현재로서는 대규모 처형 계획이 없는 것으로 믿는다”고 하면서 이란 시위대는 동력을 상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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