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계 헤지펀드 TCI의 크리스 혼 대표(사진=AFP)
지난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촉발시킨 ‘무역 전쟁’을 비롯해 이스라엘과 이란의 12일 전쟁까지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커졌고, 이는 헤지펀드 매니저들에게 유리한 시장 환경을 만들었다. 인공지능(AI) 열풍 지속과 거품 우려 역시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특히 TCI의 경우 항공우주 기업에 대한 크고 장기적인 베팅이 큰 성과로 이어졌다. 이 회사는 미국의 항공기 엔진 제조사 GE 에어로스페이스, 프랑스 항공우주 부품업체 사프란, 유럽 항공기 제조사 에어버스 등에 수십억 달러 규모의 베팅을 했고, 군비 지출 증가의 수혜 기대감으로 이들 세 기업의 지난해 주가가 상승한 덕분에 TCI도 수익을 올릴 수 있었다.
에드몽 드 로스차일드의 수석 고문 릭 소퍼는 “매니피센트7에 포함되지 않은 주식으로도 큰 돈을 벌 수 있다는 것이 증명됐다“고 말했다.
혼 대표는 공격적인 행동주의 투자자 중 한 명이다. 2003년 TCI를 설립한 그는 도이체 뵈르제가 추진하던 런던증권거래소 인수를 철회하도록 만드는 데 성공했고, 이 싸움은 결국 도이체 뵈르제의 최고경영자(CEO) 퇴진으로 이어졌다.
이후 TCI는 네덜란드 금융사 ABN 암로의 분할 또는 매각을 요구하는 공개적인 압박을 가했고, 이는 2007년 로열 뱅크 오브 스코틀랜드가 주도한 컨소시엄에 의한 인수로 마무리됐다. 2022년에는 구글 모회사 알파벳에 대해 비용과 인력 감축을 요구했다.
혼 대표는 기본에 충실한 투자로 수익을 창출하는 인물이기도 하다. 대규모 지분을 확보한 뒤 시간을 두고 성과를 기다리는 방식이다. 지난해 말 기준 그의 포트폴리오에는 비자, 마이크로소프트(MS), 무디스, 화물 철도 회사 캐나다 퍼시픽 캔자스시티 등이 포함됐다.
전반적으로 2025년은 대부분의 헤지펀드 전략에 호조의 해였다. 거시경제 변화를 겨냥한 매크로 헤지펀드들은 자산군 전반의 변동성에서 수혜를 입었고, 인수합병(M&A) 등 기업 이벤트에 베팅하는 펀드들도 큰 성과를 냈다.
소퍼 고문은 “지난해에는 거의 모든 것이 잘 작동했고, 운용사들에게 잘못된 일은 거의 없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상위 20개 헤지펀드는 수익률 기준에서도 뛰어난 성과를 냈다. 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이들 상위 운용사의 평균 수익률은 15.7%로, 미국 조사기관 HFR가 집계한 헤지펀드 업계 전체 평균 12.6%를 웃돌았다. TCI의 주요 펀드는 지난해 27.8%의 수익률를 기록했다.
소퍼 고문은 대형 펀드들의 성과를 뒷받침한 요인으로 우수한 포트폴리오 매니저를 유치·유지할 수 있게 해주는 평균 이상 수준의 수수료와 보다 정교한 리스크 관리 시스템을 꼽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