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 가능할까?"…다시 고개든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 우려

해외

이데일리,

2026년 1월 21일, 오후 07:04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일본 국채 금리가 급등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을 뒤흔든 가운데, 엔캐리 트레이드에 대한 불안도 다시 한 번 조심스레 고개를 들고 있다.

(사진=AFP)
21일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일본의 4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이날 오전 4.15%를 기록했다. 이는 전날보다 0.07%포인트 하락(채권 가격은 상승)한 것으로 시장이 안정세를 되찾고 있다는 진단이다.

4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전날 3.94%에서 4.2%까지 치솟아 2007년 발행 이래 처음으로 4%를 넘어섰다. 최근 한 달 동안 수익률이 0.5%포인트 올랐다는 점을 고려하면, 하루 만에 절반 이상 상승폭을 채운 셈이다.

이는 다른 장기금리에도 영향을 미쳤다. 30년물 수익률은 3.5% 이상으로 뛰었고, 20년 만기 국채 수익률도 3.35%를 기록했다. 장기금리 벤치마크인 10년물 역시 전날 2.3%를 넘어서며 1999년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날은 오전 2.34%를 기록한 뒤 오후 들어 2.3% 아래로 떨어졌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추진하는 대규모 재정확대 정책이 금리상승 도화선이 됐다. 다카이치 총리는 다음 달 8일 예정된 조기 총선을 앞두고 총 21조 3000억엔 규모 경기부양책을 발표하며, 식료품과 비알코올 음료에 부과되는 8% 소비세를 2년간 중단하겠다고 공약해 시장 불안을 촉발했다.

장기·초장기 금리가 일제히 상승하며 차입 비용이 증가(수익 감소)할 것이란 전망이 부각됐고, 엔캐리 트레이드가 구조적으로 유지되기 어려울 수 있다는 경계감이 커졌다.

일본의 엔캐리 트레이드 자금은 지난 수십년 동안 글로벌 자본 흐름을 지탱했다. 일본은 1996년부터 사실상 제로금리 정책을 유지해 왔으며, 2016년부터 지난해 초까지는 마이너스 금리를 지속해 저금리에 빌린 엔화는 전 세계 투자자들의 ‘자금 공급원’ 역할을 해왔다. 그만큼 글로벌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력도 막대하다. 엔캐리 트레이드에 노출된 글로벌 금융자산 규모는 1조~1조7000억달러로 추정된다. 일본의 장기금리 상승이 다른 국가 국채 수익률까지 끌어올린 배경이다.

통상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 우려는 엔화 강세가 예상될 때 나타나지만, 이번엔 엔화가 약세임에도 같은 논란이 발생했다. 미쓰비시UFG금융그룹(MUFG)는 현재의 엔화 약세는 재정 악화 우려·금리상승 속도에 대해 일본은행(BOJ)보다 시장이 더 앞서 반응하면서 나타난 이른바 ‘신용 리스크 프리미엄이 반영된 약세’라고 평가했다.

재정 악화에 대한 시장 우려가 그만큼 크다는 뜻으로 읽힌다. 국채금리가 오르면 정부의 이자 부담이 커지기 때문에 언젠가 BOJ가 강력한 긴축에 나서거나, 급격한 엔화 반등 가능성을 투자자들이 의식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일본 정부의 부채 수준을 이미 우려하고 있던 상황에서 추가적인 세금 감면 조치가 불안정한 재정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것이라는 관측이 투자자들 사이에서 확산했다”고 전했다. 다른 외신들도 “감세 공약이 현실화할 경우 추가 국채 발행이 불가피하다고 시장은 보고 있다”며 “일본 국채의 신용 리스크 프리미엄이 높아졌다”고 경고했다.

지난해 8월 초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에 따른 ‘블랙 먼데이’를 겪은지 얼마 지나지 않았다는 점, 즉 ‘되돌림’에 대한 우려가 시장에 여전히 남아 있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는 진단이다. 당시 청산은 50~60% 정도만 완료됐다고 JP모건체이스는 밝힌 바 있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과 가타야마 사쓰키 일본 재무상이 진화에 나서면서 이날 시장이 진정되는 모습을 보였으나, 금리상승 전망은 여전히 강하게 남아 있다. 닛케이는 “기관투자자들이 회계연도 말(3월 말)을 앞두고 매도세를 늘릴 가능성이 있다는 예측과 맞물리며 금리 하락폭은 제한적인 모습”이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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