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코딩 뚝딱…SW 기업 생사기로

해외

이데일리,

2026년 1월 26일, 오후 07:09

[이데일리 임유경 기자] 미국 증시에서 소프트웨어(SW) 업종 주가가 뚜렷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앱과 웹사이트를 빠르게 만들어내는 ‘바이브 코딩(vibe coding)’이 확산하면서 기존 SW 기업의 사업 모델이 구조적으로 위협받고 있다는 우려가 투자 심리를 짓누르고 있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5일(현지시간)앤트로픽이 AI 개발 도구 ‘클로드 코드’를 공개한 이후 SW 업종 전반에 대한 투자 심리가 급격히 냉각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도구는 복잡한 SW도 단기간에 제작할 수 있어 개발 인력을 대폭 줄일 수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세일즈포스, 어도비, 서비스나우 등 대표 SW 기업 주가는 지난해 초와 비교해 현재 30% 이상 하락했다. 중소형 SW 기업으로 구성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지수도 같은 기간 20% 넘게 떨어졌다. 특히 클로드 코드 출시 이후 하락 속도가 빨라졌다는 분석이다.

RBC캐피털마켓의 리시 잘루리아 애널리스트는 “과거에는 SW 기업이 AI의 수혜를 볼 것으로 봤지만 이제 투자자들은 ‘AI가 SW 산업의 종말이 되는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업들이 SW를 업무 프로세스에 한 번 도입하면 쉽게 바꾸지 않는다는 점에서 이 분야 기업은 안정적인 성장주로 꼽혀 왔다. 하지만 바이브 코딩의 확산은 기존 SW 산업 구도를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 기업 고객이 외부 SW 업체에 비용을 지불하기보다 AI를 활용해 자체적으로 프로그램을 개발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면서 라이선스와 구독 기반 수익 모델이 약화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또 SW 개발이 쉬워지면서 신규 기업의 시장 진입으로 경쟁에 직면할 가능성도 주요 SW 기업의 입지를 위협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세익스 인베스트먼트 어드바이저스의 빈스 플래너건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투자자들은 소프트웨어 기업들을 훨씬 더 면밀하게 들여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이전까지는 SW 기업의 채무불이행 사례가 거의 없었지만 최근 2년간 13개 SW 기업이 채무불이행을 기록했다. 여기에는 파산과 같은 전통적 디폴트와 법정 밖 채무 재조정도 포함된다.

SW 업종의 부진은 투자 지형이 얼마나 빠르게 바뀔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받는다. 지난해까지 AI 업종이 모두 동반 상승했다면 이제 투자자는 AI 기업 중에서도 어떤 종목을 살지 더욱 선별적으로 접근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컬럼비아 스레드니들 인베스트먼트의 리치 그로스 선임 채권 애널리스트는 “투자자들의 민감도가 매우 높아졌다”며 “투자자는 이제 투자가 지속 가능한지, 수익성이 있는지, 현금 흐름이 나올 것인지, 아니면 그렇지 않을 것인가를 묻고 있다”고 전했다.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