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 AI투자 부담에 10%↓ 시총 3570억달러 증발(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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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2026년 1월 30일, 오전 06:32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마이크로소프트가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를 대폭 늘린 여파로 주가가 10% 급락하면서 하루 만에 시가총액 약 3570억달러가 증발했다. AI에 대한 막대한 선행 투자가 실제 수익으로 연결될 수 있을지를 둘러싼 의구심이 커지면서, 미국 기술주 전반으로 매도세가 확산됐다.

마이크로소프트. (사진=AFP)
29일(현지시간) 마이크로소프트 주가는 10% 급락하며, 하루 만에 시총이 3570억달러 줄어들었다. 이날 종가 기준 시총은 3조2200억달러로 쪼그라들었다. 하루 시가총액 감소 폭으로는 주식시장 역사상 두 번째로 큰 규모다. 앞서 지난해 저비용 AI 모델을 내놓은 딥시크(DeepSeek) 충격으로 엔비디아가 하루 만에 약 5천930억달러의 시가총액을 잃은 것이 최대 기록이다.

이번 급락은 전날 장 마감 후 공개된 실적이 직접적인 계기가 됐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해 12월까지 석 달간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한 자본지출(CAPEX)이 전년 대비 66% 급증한 375억달러에 달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핵심 성장 동력인 애저(Azure)와 기타 클라우드 서비스 매출 성장률은 39%로, 시장 예상치(39.4%)를 소폭 밑돌았다.

또 윈도우를 포함한 ‘개인용 컴퓨팅’ 부문의 회계연도 3분기 매출 가이던스는 126억달러로 제시돼, 시장 기대치인 137억달러에 못 미쳤다.

시장에서는 AI 수요 부족보다는 인프라 ‘실행력’에 대한 우려가 부각됐다. 에이미 후드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실적 발표에서 데이터센터 자원을 외부 고객보다 내부 용도로 우선 배분한 점이 클라우드 성장률을 제약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1·2분기에 새로 가동된 GPU를 모두 애저에 배정했다면 핵심성과지표(KPI)는 40%를 넘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멜리우스 리서치의 벤 라이츠 애널리스트는 CNBC 인터뷰에서 “애저에는 실행상의 문제가 있다”며 “데이터센터를 더 빠르게 구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투자자들의 우려는 단순한 비용 증가를 넘어 AI 투자 구조 전반으로 번지고 있다. UBS의 칼 카이어스테드가 이끄는 애널리스트들은 마이크로소프트가 마이크로소프트365(M365) 코파일럿 등 내부 AI 제품에 연산 자원을 우선 배분한 전략에 의문을 제기했다. UBS는 “코파일럿이 M365 매출 성장 가속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뚜렷한 증거는 부족하며, AI 모델 시장은 경쟁이 치열하고 자본 집약적”이라며 “이 투자가 정당하다는 점을 입증해야 한다”고 평가했다.

또 실적 발표에서 마이크로소프트의 향후 클라우드 계약 잔액 6250억달러 가운데 약 45%가 오픈AI와 관련된 것으로 나타나면서, 특정 파트너에 대한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이 나왔다.

바클레이스의 비누 크리슈나 미국 주식 전략 책임자는 “투자 규모가 너무 커진 만큼, 이제 시장의 관심은 투자 자체가 아니라 얼마나 빠르고 확실하게 이를 수익화할 수 있느냐에 집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소시에테제네랄의 마니시 카브라도 “시장은 마이크로소프트의 오픈AI 노출도를 면밀히 보고 있다”고 평가했다.

반면 월가의 시각이 모두 부정적인 것은 아니다. 번스타인의 마크 모어들러가 이끄는 애널리스트들은 “경영진이 단기 주가 부양보다 장기적으로 회사에 최선이 되는 선택을 했다”며 마이크로소프트의 전략을 옹호했다. 인프라 병목이 완화되면 성과가 가시화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이날 마이크로소프트에 대한 대규모 매도세는 소프트웨어 업종 전반으로 확산됐다. 서비스나우는 4분기 실적과 매출이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음에도 주가가 9.9% 급락했다. 오라클과 세일즈포스 주가도 각각 2.2%, 6.1% 빠졌다. 소프트웨어 업종을 추종하는 ETF인 IGV는 이날 4.9% 급락하는 등 최근 고점 대비 20%가량 낮아져 약세장 국면에 들어섰다.

반면 메타는 상대적으로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았으면서 10.4% 급등했다. 메타는 1분기 매출 전망치를 시장 예상보다 높게 제시했고, 메타는 올해 자본지출을 최대 1350억달러까지 늘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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