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유럽서 팔린 자동차 10대 중 1대는 中브랜드

해외

이데일리,

2026년 1월 30일, 오후 02:37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지난달 유럽에서 판매된 차량 10대 중 1대는 중국 브랜드가 생산한 것으로 조사됐다. 분기 기준으론 사상 처음으로 한국 제조사를 추월했다.

지난해 9월 독일 뮌헨 도심에 설치된 BYD 부스. (사진=AFP)
3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연구기관 데이터포스 집계에서 중국 브랜드는 지난해 12월 유럽 자동차 시장에서 9.5%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전기차 및 하이브리드차 판매 급증에 힘입은 결과로, 무역 장벽 완화가 중국 제조사들의 수출을 가속화했다는 분석이다.

분기 기준으론 처음으로 한국 경쟁사를 앞질렀다. 한국 브랜드가 수십년 동안 확보한 시장 점유율을 훨씬 짧은 기간에 추월한 셈이다.

블룸버그 분석에서도 지난해 12월 중국 브랜드는 유럽 전동화(전기차·하이브리드차·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수소차) 차량 시장에서 16%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2025년 전체로는 11%를 차지해 전년대비 두 배 이상 확대했다.

핵심 성장 동력은 전기차다. 중국 제조사들은 비야디(BYD)를 필두로 리프모터(Leapmotor), 체리자동차, 상하이자동차(SAIC) 등이 유럽 내 입지를 더욱 넓혀가고 있다. 특히 배터리 기술 경쟁력을 앞세워 스페인, 그리스, 이탈리아, 영국 등지에서 전기차 및 하이브리드차 고객을 빠르게 확보했다.

데이터포스의 율리안 리칭거 분석가는 “남유럽에서 중국 자동차 판매가 이렇게 빨리 늘어날 줄 몰랐다”며 “해당 지역 소비자들이 브랜드 선택에 유연하다는 점은 알고 있었지만, 전기차 분야에서 이런 변화는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테슬라, 폭스바겐, BMW, 르노 등 다른 국가 브랜드가 중국에서 생산해 유럽으로 수입한 차량까지 포함하면 중국의 영향력은 더욱 커진다. 지난해 유럽에서 판매된 전치가 7대 중 1대는 ‘메이드 인 차이나’였다.

중국 기업들의 점유율 확대는 유럽 자동차 산업이 심각한 부침에 직면했음을 시사한다. 유럽연합(EU)에서 자동차 산업은 경제를 떠받치는 핵심 산업이다. 국내총생산(GDP)의 7% 이상을 차지한다. 고용에선 1300만개가 넘는 일자리를 제공한다. 전체 일자리의 6.1% 규모다.

미국의 관세 부과, 중국 시장에서의 점유율 하락으로 이미 수익이 크게 줄어든 가운데, 홈그라운드에서조차 경쟁에서 밀리고 있는 것이다.

그나마 유럽 제조사들이 숨통을 틔울 수 있었던 것은 시장 전체 파이가 3년 연속 커진 덕분이다. 영국을 제외하면 유럽 주요 업체들이 아직은 독일과 프랑스 등 핵심 시장을 지켜내고 있다. 다만 시간이 흐를수록 설 자리가 좁아지고 있다는 우려가 잇따른다.

이탈리아 자동차산업협회 회장이자 브렘보 경영진인 로베르토 바바소리는 “유럽 내 중국 자동차의 확장이 어마어마하다. 신속한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지난 18개월 동안 유럽에서 사라진 11만개 이상의 일자리를 회복할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이건 우리 업계의 생존 문제”라고 강조했다.

중국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유럽에서 공격적인 시장 공략에 나선 것은 과잉 생산으로 자국 내 경쟁이 심화한 데다, 미국 시장 진출이 원천 차단됐기 때문이다.

수출 감소 조짐은 보이지 않는다. 중국 제조사들은 되레 유럽 확장을 재가속하고 있다. BYD는 지난 24일 올해 중국 이외 시장으로의 출하량을 약 25% 늘릴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사실상 유럽을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과거 볼보, MG, 로터스 등 유럽 브랜드를 인수해 시장 진출을 모색했던 것과 달리, 최근에는 합작법인 설립으로 시장 진출을 확대하고 있다. 중국 최대 업체인 BYD의 경우 유럽 내 공장과 디자인센터 건설, 현지 부품 사용 등을 약속하며 보폭을 넓히고 있다.

스텔란티스는 올해 스페인 사라고사 공장에서 중국 리프모터의 차량 생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체리자동차는 현지 파트너와 함께 스페인 바르셀로나에 전기차 공장 설립을 추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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