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던 금·은 가격 급락…워시 연준 의장 지명에 ‘과열 랠리’ 급제동

해외

이데일리,

2026년 1월 31일, 오전 02:40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금과 은을 비롯한 금속 가격이 급락하며 수년 만에 최대 변동성을 기록하고 있다. 케빈 워시 전 연방준비제도(Fed) 이사의 차기 연준 의장 지명이 확정되면서, 사상 최고치를 연이어 경신하던 귀금속 랠리에 급제동이 걸렸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금 가격은 30일 오후 12시30분(미 동부시) 기준 온스당 7.3% 급락한 4963달러를 기록하며 10여 년 만에 최대 일일 낙폭을 기록하고 있다. 전날에는 5600달러선에 근접했지만, 하루 만에 급반전했다. 은 가격은 20% 가량 급락했고, 백금은 16% 하락하는 등 귀금속 전반에 매도세가 확산되고 있다. 구리 역시 이번 주 사상 처음으로 톤당 1만4000달러를 돌파한 뒤 조정을 받고 있다.

이번 급락은 글로벌 불확실성과 인플레이션 우려 속에서 안전자산 선호가 극단적으로 쏠리며 형성된 과열 랠리가 되돌려진 결과로 풀이된다. 베네수엘라, 그린란드, 이란을 둘러싼 지정학적 긴장과 트럼프 대통령의 예측 불가능한 행보가 투자자들을 귀금속으로 몰아넣었지만, 상승 속도가 지나치게 가팔랐다는 평가가 잇따른다.

파뉴어 리버럼의 톰 프라이스 애널리스트는 “전형적인 ‘시장 고점’의 움직임”이라며 “혼란과 불확실성 속에서 투자자들은 방향성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MKS 팜프의 니키 실스 애널리스트도 “상상하기 어려운 일들이 매일 벌어지고 있다”며 “이번 랠리는 너무 빠르고 과도했다”고 평가했다.

워시 전 이사의 연준 의장 지명 소식은 달러 강세를 촉발하며 귀금속 가격에 추가 압박을 가했다. 일부 투자자들은 워시가 다른 후보들보다 정통적인 경제학자로, 인플레이션에 보다 엄격한 통화정책을 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지난 1년간 금 강세론의 핵심 논거였던 ‘달러 가치 훼손’ 우려가 약화된 셈이다.

귀금속 관련 주식도 동반 급락했다. 뉴욕거래소 상장 뉴몬트와 배릭 마이닝은 각각 10.2%, 10.3% 하락하고 있고, 런던거래소 상장 프레즈닐로도 9.5%가량 빠지고 있다.

다만 조정 이후에도 월간 기준 성과는 여전히 기록적이다. 1월 금 가격은 40여 년 만에 최고의 월간 상승률을 기록했고, 은은 월간 기준 사상 최고 상승폭인 40% 급등세를 보였다. 시장에서는 이번 주의 급격한 등락을 두고 “귀금속 역사상 가장 변동성이 큰 한 달”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중국 투자자들의 대규모 매수도 변동성을 키운 요인으로 지목된다. 상하이선물거래소는 시장 과열을 진정시키기 위해 거래 계좌 10개 그룹을 정지시키는 등 안정화 조치를 단행했다.

피크테 자산운용의 아룬 사이 전략가는 “최근 가격 움직임을 고려하면 높은 변동성은 불가피하다”면서도 “각국 중앙은행의 외환보유액 다변화 흐름 속에서 금의 중장기 투자 매력은 유지될 것”이라고 밝혔다. 스위스 은행 시즈의 샤를 앙리 몽쇼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최근 하락은 단기적으로 과매수 상태에서 나타난 매수 측 항복 신호에 가깝다”며 “보다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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