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워시 지명, 파월 수사 변수에 상원 문턱 ‘험로’

해외

이데일리,

2026년 1월 31일, 오전 03:10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차기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으로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를 지명했지만, 상원 인준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변수에 직면했다. 공화당 소속 톰 틸리스(노스캐롤라이나) 상원의원이 현 연준 의장 제롬 파월에 대한 법무부(DOJ) 수사가 종결될 때까지 모든 연준 인선을 막겠다고 선언하면서다.

새 연준 의장으로 지명된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 (사진=UPS)
틸리스 의원은 30일(현지시간) “법무부의 파월 의장 수사가 완전하고 투명하게 해결될 때까지 트럼프 대통령의 연준 의장 지명에 반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X(옛 트위터)를 통해 “연방준비제도의 독립성을 정치적 개입이나 법적 위협으로부터 지키는 것은 협상의 대상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상원 은행·주택·도시위원회 소속인 틸리스 의원의 반대는 워시 지명안의 향방에 결정적이다. 해당 위원회는 공화당 13명, 민주당 11명으로 구성돼 있어 공화당 의원 한 명만 이탈해도 지명안은 위원회 문턱을 넘지 못한다. 존 튠 상원 원내대표도 “틸리스 의원 없이 연준 인선을 통과시키는 것은 아마도 불가능할 것”이라고 인정했다.

파월 의장에 대한 수사는 연준 워싱턴 본부 리노베이션 비용 증가와 관련한 의회 증언을 둘러싸고 진행되고 있다. 틸리스 의원은 “합리적인 사람이 범죄 의도를 찾을 수 없는 증언을 근거로 형사 수사가 이어지고 있다”며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그는 법무부가 기소 여부 판단 단계까지 가거나, 충분한 근거가 없다면 수사를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틸리스 의원은 워시 개인에 대한 반감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는 “케빈 워시는 통화정책에 대한 깊은 이해를 갖춘 자격 있는 후보”라며, 행정부의 ‘지시’를 그대로 따를 인물은 아니라고 평가했다. 법무부가 수사를 중단할 경우 워시 인준은 비교적 신속히 진행될 수 있다는 의미다.

공화당 지도부와 하원 금융위원회 인사들은 대체로 워시를 옹호하고 있다. 팀 스콧 상원 은행위원장은 “워시는 시장과 통화정책에 대한 깊은 지식을 갖췄다”며 “연준의 핵심 임무에 초점을 맞춘 신중하고 시의적절한 인준 절차를 이끌겠다”고 밝혔다. 하원 금융서비스위원장 프렌치 힐 의원도 “연준의 책임에 대한 명확한 이해를 가진 후보”라고 평가했다.

반면 민주당은 이번 지명을 ‘연준 장악 시도’로 규정하고 있다. 상원 은행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엘리자베스 워런 의원은 “워시는 트럼프의 충성도 시험을 통과한 인물로 보인다”며 “이번 지명은 법무부를 동원해 연준 인사들을 압박해 온 트럼프 행정부의 연장선”이라고 비판했다.

워시는 2006~2011년 연준 이사로 재직하며 상원 인준을 무난히 통과한 전력이 있지만, 이번에는 파월 수사라는 정치·법적 변수가 얽히며 훨씬 까다로운 검증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연준 의장 인선을 둘러싼 공방은 통화정책의 독립성과 행정부 영향력을 둘러싼 논쟁으로 확산되고 있다.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