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뉴욕증시 일제히 하락…앤스로픽 '클로드' 효과에 시장 흔들

해외

이데일리,

2026년 2월 04일, 오전 06:20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는 기술주 중심의 매도세와 중동발 지정학적 긴장 고조로 유가가 급등하면서 사상 최고치 부근에서 하락 마감했다. 인공지능(AI) 관련주 조정이 이어지는 가운데 경기민감주와 가치주로의 업종 순환도 뚜렷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대형주 벤치마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전장 대비 0.84% 하락한 6917.81을 기록했다. 기술주 비중이 큰 나스닥 지수는1.43% 하락한 2만3255.18을 기록했으며,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0.34% 떨어진 4만9240.99에서 거래를 마쳤다.

이날 증시는 기술주 전반이 약세를 보였다. 마이크로소프트(-2.87%)와 메타플랫폼스(-2.08%), 엔비디아(-2.84%) 등 주요 대형 기술주가 일제히 하락했고, 애플(-0.18%)도 약세를 나타냈다.

특히 소프트웨어 업체들은 앤스로픽이 새로운 AI 자동화 도구를 공개하면서 기존 사업이 위협받을 수 있다는 우려로 급락했다.

앤트로픽은 최근 오픈소스 플랫폼 ‘깃허브’에 자사 AI 플랫폼 클로드의 업무용 모드인 클로드 코워크(Claude Cowork)에 법률·영업·마케팅·데이터 분석 업무를 자동화하는 플러그인을 추가했다고 밝혔다.이 도구는 계약 검토, 문서 분류, 리서치 요약, 정형 보고서 작성 등 반복적 전문 업무를 AI가 수행하도록 설계됐다. 이 같은 발표 이후 시장에서는 AI 모델 기업이 기존 소프트웨어·정보 서비스 기업의 핵심 워크플로를 직접 잠식할 수 있다는 우려가 급격히 부각됐다.

월가에서는 법률·데이터 분석 업계에 미칠 실질적 영향이 구체화되면서 뒤늦게 투자자들의 리스크 재평가가 이뤄진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에서 주목하는 대목은 파운데이션 모델 기업이 법률, 데이터분석 워크플로우 제품을 자사 플랫폼에 직접 탑재했다는 점이다. 그동안 앤트로픽과 같은 AI 모델 개발사는 법률 소프트웨어 기업에 API를 제공하는 역할에 머물렀다.

앤트로픽의 플러그인의 성능이 재평가 받으면서 이날 유럽과 미국의 주요 법률·데이터 분석 업체 주가가 하락했다. 앤스로픽의 AI 법률도구가 계약 검토와 문서 분류 같은 작업을 수행하면서, 그 과정에서 기존 정보업체들이 제공해 온 법률 데이터·분석·검색 서비스의 역할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 것이다.

앤트로픽의 법률 플러그인의 성능이 재평가 받으면서 이날 유럽과 미국의 주요 법률·데이터 분석 업체 주가가 하락했다.

캐나다 토론토에 본사를 둔 톰슨 로이터는 이날 주가가 15.7% 급락했다. 톰슨 로이터는 법률 데이터베이스 ‘웨스트로(Westlaw)’를 보유하고 있다. 마이크 아치볼드 AGF 인베스트먼트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로이터에 “시장은 종종 먼저 쏘고 나중에 질문한다”며 “앤스로픽의 플러그인이 바로 톰슨로이터의 핵심 수익원이 있는 영역을 겨냥했다는 점이 투자심리를 자극했다”고 말했다.

모건스탠리도 최근 보고서에서 “법률 부문에서의 성장 가시성이 유지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로 투자자들은 톰슨로이터에 대해 압도적으로 약세적 시각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정보 서비스 기업도 직격탄을 맞았다. 가트너는 20.1% 넘게 폭락했고, S&P 글로벌은 11.3% 이상 하락했다. 인튜이트와 에퀴팩스는 각각 10.9%, 12.1% 가량, 무디스와 팩트셋도 각각 8.9%, 10.5% 가량 빠졌다. 유럽 시장에서도 법률·정보 서비스 기업인 렐렉스(Relx)와 볼터스클루어가 14.1%, 13.2% 급락했다. 런던증권거래소그룹(LSEG) 주가는 12.4% 급락하며 최근 5년 내 최악의 하루를 기록했다. LSEG는 앤스로픽과 데이터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있으며, 금융 데이터·뉴스 서비스 ‘워크스페이스(Workspace)’를 통해 상당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

전날 호실적을 발표한 팔란티어 테크놀로지는 6.8% 급등했지만, 기술주 전반의 매도 흐름을 바꾸지는 못했다. 시장에서는 AI 투자에 대한 기대와 함께, 막대한 자본지출이 실제 수익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동시에 커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정학적 리스크도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미 해군이 아라비아해에서 미 항공모함을 향하던 이란 무인기를 격추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국제유가는 2% 이상 상승했다. 에너지주는 유가 급등에 힘입어 상대적으로 견조한 흐름을 보였다.

안전자산 선호는 일부 회복됐다. 최근 급락했던 금과 은 가격이 각각 5% 안팎 반등했다. 반면 암호화폐 시장에서는 비트코인 가격이 4% 넘게 하락하며 7만5000달러 아래로 떨어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승리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지수는 하락했지만 S&P500 구성 종목 가운데 다수는 상승 마감해 순환매 성격이 뚜렷했다. 월마트는 디지털 사업 성장에 힘입어 시가총액 1조달러를 돌파했고, 경기 바로미터로 꼽히는 페덱스도 강세를 이어갔다. JP모건체이스와 씨티그룹 등 은행주도 상승세를 보였다.

시장 전문가들은 최근 흐름을 기술주 독주에서 벗어난 구조적 자금 이동으로 해석하고 있다. 인터랙티브 브로커스의 스티브 소스닉 전략가는 “현재 시장의 핵심 키워드는 순환매”라며 “건전한 자금 재배분인지, 아니면 잠재적 불안의 신호인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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