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X 업은 xAI, AI 챗봇 판도 흔드나

해외

이데일리,

2026년 2월 04일, 오후 04:19

[이데일리 임유경 기자] 일론 머스크가 자신의 우주 기업 스페이스X와 인공지능(AI) 기업 xAI의 합병을 공식화한 가운데, 이번 합병으로 xAI의 그록이 ‘AI 챗봇’ 경쟁에서 두각을 드러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시장 전문가들의 평가를 종합해 이번 합병으로 xAI가 AI 개발의 핵심 요소인 컴퓨팅 파워, 인재, 데이터를 더 많이 확보하게 될이라고 보도했다.

“3년 내 우주 데이터센터”…xAI 인프라 성능 획기적 개선

머스크는 스페이스X를 통해 우주 공간에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어, 이번 합병으로 xAI가 활용할 수 있는 AI 인프라 성능은 획기적으로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머스크는 AI 데이터센터의 전력 확보 문제에 대한 해법으로 지구 궤도를 돌며 24시간 태양광 에너지를 활용할 수 있는 우주 AI 데이터센터 구축을 구상하고 있다. 그는 지난달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에서 “우주 데이터센터가 2~3년 안에 현실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우주 데이터센터 구축이 단기간 내 현실화되지 않더라도, 기업공개(IPO)를 준비 중인 스페이스X와의 합병을 통해 xAI가 AI 인프라를 확보하는 데 필요한 자금 여건은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 미국 언론들은 합병된 기업이 상장할 경우 기업 가치가 1조 2500억달러(약 1810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사진=AFP)
xAI는 그동안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투자에 매달 약 10억달러를 투입하며 AI 모델을 개발해 왔고, 그 결과 약 50억달러의 부채를 안은 상태다. 이는 스타트업으로서는 상당한 규모지만, 데이터센터와 칩에 1조 4000억달러 이상을 투입하기로 한 오픈AI에 비해 여전히 제한적이다.

시장에서는 재무 구조가 상대적으로 탄탄한 스페이스X와의 합병이 xAI의 대규모 인프라 투자를 뒷받침할 기반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스페이스X가 올해 6월 중 IPO를 추진 중인 점도 자금 조달 측면에서 유리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초대형 IPO 이후에는 시장 분위기가 다소 가라앉는 경향이 있어, 오픈AI나 앤스로픽보다 먼저 IPO에 나서 시장 선점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분석이다.

조셉 알라냐 버튼우드 펀드 창립 파트너는 “이번 합병은 xAI가 비상장 상태에서 조달할 수 있었던 것보다 훨씬 더 큰 자본을 확보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마크 해킷 네이션와이드 펀드 그룹 수석 시장 전략가는 “통합 기업은 초기에는 AI 기업이라기보다는 우주 산업 투자 기회로 인식될 가능성이 크다”며 “AI를 넘어서는 폭넓은 투자자 기반을 확보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주식 보상 패키지로 인재 유치…스타링크 데이터 활용

합병 기업의 상장은 인재 확보 측면에서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공개 시장에서 주식 보상을 제공할 수 있게 되면서, 치열한 AI 인재 쟁탈전에서 xAI의 경쟁력이 강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AI 연구원들이 수천만~1억달러대 보상 패키지를 요구하는 상황에서 상장 기업의 주식 보상이 중요한 유인책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xAI는 장시간 근무와 번아웃 문제로 악명이 높다. 전·현직 직원들은 온라인을 통해 장시간 노동과 극심한 피로를 호소해 왔다. 실제 xAI는 창립 멤버 11명 가운데 3명이 이미 회사를 떠났고, 최고재무책임자(CFO)와 법무 담당 임원 등 주요 경영진도 이탈했다. 전 CFO였던 마이크 리베라토레는 취임 몇 달 만에 오픈AI로 자리를 옮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서는 스페이스X라는 상징성이 xAI의 인재 유치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우주·위성 산업을 선도하는 기업과 결합했다는 점이 연구자들에게 매력적인 브랜드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데이터 측면에서도 시너지가 기대된다. 스페이스X의 위성 인터넷 서비스 스타링크는 최근 개인정보 처리방침을 개정해 금융 정보, 위치 정보, 이메일 및 소셜미디어를 통해 업로드된 파일 등 다양한 데이터를 AI 모델 학습에 활용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이 정보는 합병 대상 기업과 공유될 수 있다.

xAI는 그동안 머스크가 소유한 소셜미디어 X가 주요 학습 데이터 원천이었다. 여기에 스페이스X와 스타링크가 보유한 방대한 위성·통신 데이터는 xAI에 새로운 학습 자원이 될 수 있다는 평가다.

오픈AI와 구글 등 경쟁사들이 출판사 및 플랫폼과 콘텐츠 사용 계약을 체결하며 데이터 확보 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데이터 확보 측면에서 xAI가 가진 강점이 분명하다는 평가다.

업계에서는 머스크가 자신의 사업 제국 내부에서 데이터·자본·인프라를 결합하는 전략을 본격화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오픈AI와 앤스로픽을 포함한 AI 스타트업들은 경쟁력 확보를 위해 인프라와 자본을 가진 대형 기술 기업과 긴밀한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있는데, 머스크는 자신의 기업 제국 내 수직계열화를 통해 더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알라냐는 “일론 머스크를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며 “그는 분명 무언가를 준비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머스크는 전날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 합병 계획을 공식화하며 “지구 안팎에서 가장 야심 차고 ‘수직 통합’된 혁신의 엔진을 만들게 될 것”이라며 “AI와 로켓, 우주 기반 인터넷, 위성 통신, 세계 최고의 실시간 정보 교환과 표현의 자유 플랫폼을 아우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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