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FP)
TSMC는 구마모토 제1공장에서 12∼28나노 바노체를 생산하고 있으며, 제2공장은 내년 12월께 가동을 시작할 예정이다. 당초 이 공장에선 6∼12나노 제품을 생산할 계획이었으나, 인공지능(AI) 서버 시장이 급격히 커지면서 계획을 변경한 것으로 파악된다.
3나노 반도체는 AI용 데이터센터 및 서버, 자율주행, 로봇 등에서 활용되지만 현재 일본 내에는 이를 생산할 수 있는 거점이 없다. 서버는 데이터센터 등에서 가동되는 고성능 컴퓨터를 뜻한다. AI의 학습과 추론에 필요한 방대한 연산을 수행하는 ‘두뇌’ 역할을 한다. AI 연산에 특화된 엔비디아 반도체를 탑재한 고성능 서버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
미국 조사업체 IDC 추정에 따르면 2023년 1473억달러였던 서버 시장은 2024년에 전년대비 70% 증가했으며, 지난해에도 80% 확대하며 고성장을 지속했다. 올해는 전년대비 24% 증가한 5659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디지털 기기 최대 시장인 스마트폰(올해 5788억달러 예상)에 필적하는 규모로, 서버 시장이 스마트폰 시장을 웃돌 가능성도 적지 않게 제기된다.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MS) 등 미국 빅테크 기업들이 AI용 연산 능력을 확보하기 위해 데이터센터 투자를 잇따라 확대하고 있어서다.
미국 컨설팅사 맥킨지 앤드 컴퍼니에 따르면 AI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2030년까지 필요한 누적 투자액은 5조 2000억달러에 달한다. 이 가운데 최대 60%가 서버 등 컴퓨터 관련 분야에 투입될 전망이다. 서버 수요가 당분간 강한 흐름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스마트폰은 연간 12억대 이상 출하되고 있다. 이 시장은 제품 단가 상승에 힘입어 완만하게 규모를 키워왔다. 그러나 혁신적인 신규 기능이 부족해지고 소비자 교체 주기가 길어지면서 성장세가 둔화하고 있다. IDC는 올해 스마트폰 시장 성장률이 1% 수준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서버 시장의 스마트폰 시장 추월이 현실화할 경우 디지털 기기의 ‘주역’이 바뀌게 된다. 이에 반도체·전자부품 공급망 전반에서 사업 구조 전환 등 연쇄 파장이 촉발되고 있다.
TSMC가 구마모토 제2공장에서 3나노 반도체를 생산하려는 계획도 같은 맥락에서 결정됐다는 분석이다. TSMC는 2025회계연도(12월 결산) 매출의 58%가 서버 등 고성능 컴퓨터(HPC)용에서 나왔다.
니혼게이자이는 “십수년 만에 진행되는 디지털 기기 ‘주역 교체’는 반도체 및 전자부품 공급업체 등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서버 시장 확대에 따른 수혜는 초기에는 AI용 반도체를 다루는 엔비디아나 한국의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이 입었지만, 최근엔 일본 기업이 강한 모습을 보이는 전자부품 분야로도 확산하고 있다”고 짚었다.
한편 일본 정부는 TSMC의 사업계획 변경이 일본 내 반도체 제조 역량을 크게 강화하는데 의미가 있다고 판단하고, 추가 지원을 검토하고 있다. 앞서 일본 정부는 구마모토 제2공장에 최대 7320억엔의 보조금 지급을 결정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