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 (사진=AFP)
이번 금리 동결은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료품 가격을 제외한 근원물가가 지난 1월 2.2%로 하락하며 2021년 말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한 가운데 이뤄졌다. 같은 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월 2.0%에서 1.7%로 낮아졌다.
유로존 경제 성장도 예상보다 양호했다. 지난해 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0.3%로, 시장 예상치를 소폭 웃돌았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결정 직후 기자들에게 “우리는 좋은 위치에 있고, 물가 역시 좋은 상태에 있다”고 말했다. 이는 지난해 여름 이후 그가 반복해온 평가다.
ECB 통화정책위원회는 성명에서 유로존 경제가 “도전적인 글로벌 환경 속에서도 회복력을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위원회는 낮은 실업률과 공공 투자 및 국방 지출 확대, 견조한 민간 부문 재무 상태 등을 근거로 제시했다.
또 중기적으로 물가상승률이 ECB 목표치인 2% 수준에서 “안정될 것”이라는 기존 판단도 재확인했다.
외환시장에서 유로화는 이번 결정 이후 큰 변동 없이 달러 대비 소폭 강세를 보이며 1유로당 1.18달러선에서 거래됐다.
S&P글로벌 레이팅스의 실뱅 브루아예 이코노미스트는 “유로화 강세가 충격 흡수 장치 역할을 하고 있고, 성장률이 계속해서 기대를 웃돌고 있다”며 ECB가 당분간 기존 정책 기조를 유지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유로화는 지난달 미 달러 약세 영향으로 2021년 이후 처음으로 1유로당 1.20달러를 넘어섰다. 이는 유로존 수출기업에 부담을 주고 물가를 끌어내릴 수 있다는 우려를 낳았다.
라가르드 총재는 통화정책위원회가 최근 환율 움직임을 논의했다고 밝히며 “달러 약세는 최근에 시작된 현상이 아니라 2025년 3월 이후 이어져 온 흐름”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해 이후의 영향은 이미 우리의 기준 시나리오에 반영돼 있다”고 덧붙였다.
또 1월 물가 하락에 대해 “단일한 데이터 포인트”라고 강조하며 통화정책이 하나의 지표에 “좌우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다만 근원물가가 목표 수준을 향해 내려오고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만족스럽다”고 평가했다.
포인트72의 쇠렌 라데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ECB의 메시지는 기준금리 조정에 대한 문턱이 높고, 금리 동결이 장기화될 것이라는 기대를 확고히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팬테온 매크로이코노믹스의 클라우스 비스테센은 이번 성명이 긍정적인 최근 지표를 강조하면서 단기적인 물가 하방 위험은 축소 평가해 다소 매파적인 색채를 띠고 있다고 진단했다.
시장에서는 올해 ECB가 추가 금리 인하에 나설 가능성을 제한적으로 보고 있다. 스왑 시장에서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추가 인하할 가능성을 약 20% 수준으로 반영하고 있다.
ECB는 2024년 6월부터 금리 인하에 나서며 차입 비용을 2022년 12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낮춘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