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적 분석상으로는 S&P500 지수가 장중 한때 100일 이동평균선 아래로 내려가며 경계 신호를 보냈다. 시장에서는 이 지지선이 향후 증시 방향성을 가늠하는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AI 관련 자산 전반에 대한 투자 심리가 급격히 식은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막대한 AI 투자 비용이 실제 수익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 전날 실적을 발표한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이 공격적인 투자 계획을 제시한 뒤 주가가 0.6% 하락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하락이 그동안 고평가 논란이 제기돼 온 기술주 밸류에이션에 본격적인 부담을 주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연방준비제도(Fed)가 최근 금리 인하에 신중한 입장을 재확인한 이후 나스닥100에서는 시가총액 기준 1조달러 이상이 증발한 것으로 추산된다.
이전까지 성장주 위주였던 매도세는 이날 들어 전 업종으로 확산됐다. S&P500의 11개 주요 업종 가운데 9개 업종이 하락했고, 시가총액 가중치를 제거한 동일가중 S&P500 지수도 사상 최고치에서 내려왔다.
이날 고용시장이 다시 악화되고 있다는 소식도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지난해 12월 미국의 구인 건수는 2020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감소했고, 해고는 소폭 증가했다. 기업들은 1월 기준으로 2009년 이후 최대 규모의 감원 계획을 발표했으며,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도 시장 예상보다 크게 늘었다.
이토로(eToro)의 브렛 켄웰은 “최근 고용지표는 미국 노동시장이 여전히 취약하다는 점을 보여준다”며 “추가 악화가 나타날 경우 연준과 투자자 모두 이를 심각한 위험 요인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가상자산 시장도 급락하고 있다. 비트코인은 이날 24시간 전 대비 13% 가량 빠지며 6만4000달러선 아래로 떨어지고 있다. 지난해 10월 이후 상승분의 상당 부분을 반납했다. 은 가격은 13%가량 폭락했고, 위험 회피 심리가 확산되면서 미 국채 가격은 상승했다. 이에 따라 10년물 국채금리는 전 거래일 대비 7.8bp(1bp=0.01%포인트) 내린 4.2%, 연준 정책에 민감하게 연도하는 2년물 국채금리는 9bp 빠진 3.47%를 기록하며 한달 만에 최저치를 기록 중이다.
에드워드존스의 모나 마하잔은 “상승장을 주도했던 자산에 크게 노출된 투자자들에게는 매우 어려운 한 주”라며 “기술주와 AI뿐 아니라 금, 귀금속, 비트코인 등 대체자산 전반에서 동반 매도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인터랙티브브로커스의 스티브 소스닉은 “또 하루, 또 다른 인기 금융자산들의 하락”이라며 “이번에는 자산 간 순환(rotation)보다는 전반적인 매도에 가깝다는 점이 다르다. 고용지표가 경기 낙관론자들에게 잠시 멈칫하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급락 종목을 중심으로 중장기 투자 기회를 모색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지만, 변동성 확대 국면이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계감도 여전하다.
비스포크 인베스트먼트 그룹의 전략가들은 최근 매도세가 △가상자산·결제 관련주 △AI로 인해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는 소프트웨어 △AI 인프라 구축 수혜주 등 세 가지 테마에 집중돼 있다고 분석했다.
이들은 “극단적인 매도 국면이 나타나면 가치투자나 역발상 성향의 투자자들은 장기 투자 기회를 찾기 시작한다”며 “단기 변동성을 감내해야 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좋은 거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매도에는 항상 이유가 있기 때문에 반등이 나타나기 전에 손절될 위험도 있다”고 경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