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1월 감원 17년만에 최대…‘AI 구조조정’ 확산

해외

이데일리,

2026년 2월 06일, 오전 10:34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지난달 미국에서 17년 만에 최대 규모 인력 감축이 진행됐다. 정보기술(IT) 및 물류 기업을 중심으로 인공지능(AI) 도입에 따른 감원 추세가 두드러졌다. 채용까지 급감해 노동시장 위축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진=AFP)
미국의 인력 데이터 조사기관 챌린저, 그레이 앤드 크리스마스(이하 챌린저)는 5일(현지시간) 미국 기업 및 정부기관의 감원 계획이 지난달 10만 8435명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년 동월대비 118%, 약 2.1배 늘어난 규모로 2009년 1월 이후 17년 만의 최고 수준이다. 전월 대비로도 감원 규모가 약 3배 증가했다.

업종별로는 정보기술(IT) 분야가 2만 2291명으로 가장 많았다. 특히 아마존의 1만 6000명 감원이 눈에 띄었다. 이번 인력 감축은 본사 사무직 직원들이 주요 대상이었으며, AI 도입에 따른 효율화 전략으로 풀이된다.

아마존은 사무직 이외 업무에서도 비용절감 조치를 확대하고 있으며, 이는 물류 분야에 연쇄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물류기업 UPS가 아마존의 배송 물량 축소를 이유로 3만명 감원을 발표한 것이 대표 사례다.

병원을 포함한 헬스케어 분야에서도 1만 7107명의 감원이 단행됐다. 월간 단일 규모 기준으로 2020년 4월 이후 약 6년 만에 최대 규모다.

1월 신규 채용은 공개 기준으로 5306명에 그쳐 전년 동기대비 13% 감소했다. 이는 2009년 통계 집계 시작 이래 최저 수준이다.

또한 구인 건수도 5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미국 노동부가 같은 날 발표한 지난해 12월 고용동향조사(JOLTS)에서도 비농업 부문의 계절조정 기준 구인 건수가 전월대비 6% 감소한 654만 2000건으로 집계됐다. 2020년 9월 이후 5년 3개월 만의 최저 수준이다. 특히 전문·비즈니스 서비스, 소매, 금융·보험 부문에서 감소폭이 컸다.

영국 조사기관 판테온 매크로이코노믹스의 새뮤얼 튬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전문직 및 비즈니스 서비스 분야 등에서 AI 활용이 확산하면서 신규 채용이 불필요하다고 판단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짚었다.

주간 실업 지표도 악화하고 있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올해 1월 25~31일 실업보험 신규 청구 건수는 23만 1000건으로, 다우존스 집계 시장 예상치(21만 2000건)를 웃돌았다. 이는 전주 수정치보다 2만 2000건 증가한 것으로, 지난해 11월 30일~12월 6일 주간 이후 약 2개월 만의 최고 수준이다.

실업 추세를 반영하는 4주 이동평균은 21만 2250건으로, 전주보다 6000건 늘었다. 1월 18~24일 주간의 총 실업급여 수급자는 184만 4000명으로, 전주보다 2만 5000명 증가했다.

최근 앤스로픽이 금융·지식노동에 특화된 새 AI 모델을 공개한 이후엔 고용시장 전반에서 감원 우려가 더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AI의 업무 대체에 대비해 일찍 인원을 줄이거나 채용을 억제하거나 하는 움직임이 강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편 이처럼 고용 지표가 약화하면서 금융시장에서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조기 금리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커지고 있다.

미국 금리선물 움직임으로 통화정책 전망을 예측하는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3월 금리인하를 예상하는 비율은 이날 기준 20%를 기록했다. 전날보다 10%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이에 정책금리 변화에 민감한 2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일시적으로 3.4%대 후반까지 하락(채권 가격은 상승)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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