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의존 탈피 나선 캐나다…자동차 산업 EV로 대전환 시동

해외

이데일리,

2026년 2월 06일, 오후 01:19

[이데일리 임유경 기자] 캐나다 정부가 미국의 25% 관세 부과로 타격을 입은 자국 자동차 산업을 되살릴 방안으로, 캐나다를 전기차(EV) 생산의 세계적 중심지로 전환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이를 위해 기존보다 엄격한 배출가스 기준을 적용하고 전기차 구매 보조금을 재도입해 전기차 시장을 활성화하는 한편 해외 기업의 전기차 공장 유치를 위한 추가 지원을 도입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사진=AFP)
5일(현지시간) 캐나다프레스 등 외신에 따르면 캐나다 정부는 이날 자동차 산업을 전기차 중심으로 전환하는 내용을 담은 정책 패키지를 발표했다.

이번 계획에 따라 캐나다는 2026년 자동차 판매의 20%를 전기차로 채우도록 의무화한 전기차 판매 의무제를 폐지하고, 대신 자동차 배출가스 기준을 대폭 강화한다. 이에따라 2027년형 모델부터 2032년형 모델에 보다 엄격한 배출가스 기준이 적용되며, 구체적인 규제 내용은 올해 말에 확정될 예정이다. 캐나다 정부는 배출가스 규제를 통해 전기차가 2035년 신차 판매의 75%, 2040년에는 90%를 차지하게 될 것으로기대하고 있다.

마크 카니 총리는 전기차 판매 의무제를 폐지하고 배출가스 기준을 강화하는 방안이 산업에 과도한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도 전기차 보급을 확대하도록 유도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번 전략에는 지난해 종료됐던 전기차 구매 보조금 제도 부활도 포함됐다. 캐나다는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국가에서 생산된 전기차를 구매하는 소비자에게 보조금을 다시 지급할 계획이다. 중국산 전기차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보조금은 오는 16일부터 시행되며, 순수 전기차에는 5000캐나다달러(약 530만원),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에는 2500캐나다달러(약 260만원)가 지원된다. 보조금은 매년 단계적으로 줄어들어 2030년 이후에는 종료되거나, 예산이 소진되면 중단된다. 캐나다 정부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약 84만 대의 신규 전기차 구매를 지원할 것으로 예상했다.

아울러 캐나다에서 차량을 생산하는 자동차 업체에 무관세 수입 권리(크레딧)를 주고 이를 판매할 수도 있게 허용한다. 이는 캐나다 내 생산 시설을 유지하거나 늘리게 만드는 유인책이 될 전망이다. 또 공장 투자에는 30억 캐나다달러(약 3조 2000억원)를 지원하고, 무공해차 제조사의 법인세를 인하하는 한편 전기차 공장과 설비 투자에 대해 가속 감가상각도 허용한다.

카니 총리는 이번 정책이 캐나다 자동차 산업의 미국 의존도를 낮추고 근본적인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의 목표는 북미 자동차 산업을 함께 가장 강력한 산업으로 만들기 위해 자동차 부문에서 모든 관세를 철폐하는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이는 현재 미국 행정부의 목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접근 방식이 바뀌었기 때문에 우리는 모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며 “우리는 스스로를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산 자동차에 25%의 관세를 부과하면서 캐나다 자동차 산업에 큰 타격을 줬다. 캐나다는 생산 차량의 약 90%, 자동차 부품의 약 60%를 미국으로 수출하고 있다.

자동차 관세 문제는 올해 말 예정된 미국·캐나다·멕시코 간 미국·멕시코·캐나다 무역협정(USMCA) 재협상에서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카니 총리는 “오늘 발표한 조치들은 통상 협상의 결과와 무관하게 캐나다 자동차 산업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미래 차량 분야에서 선도할 수 있는 모든 조건을 갖추고 있으며, 캐나다의 노동자와 기업들이 그 기회를 잡을 수 있도록 포지셔닝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같은 맥락에서 캐나다가 “미국 외의 다양한 신규 투자자들과 활발한 논의를 진행 중”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카니 총리는 지난달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 만나 중국산 전기차 100% 관세에를 6%로 대폭 낮추는 데 합의했다. 미국이 중국과 무역전쟁을 벌이면서 캐나다가 이에 보조를 맞추기 위해 도입한 대중국 자동차 관세를 인하한 것이다.

중국과의 합의 발표 이후, 캐나다는 한국 정부와도 협약을 체결, 한국 자동차 업체들이 캐나다에 완성차 및 배터리 공장을 건설하는 데 우호적인 환경을 만들기로 합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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