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상무장관 러트닉, ‘엡스타인 섬 방문’ 인정하며 해명…사퇴 압박 확산

해외

이데일리,

2026년 2월 11일, 오전 03:03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이 과거 가족 휴가 중 악명 높은 성범죄자 제프리 엡스타인의 개인 섬을 방문한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개인적 관계는 없었다”며 강하게 해명했다.

러트닉 장관은 10일(현지시간) 미 상원 세출위원회 산하 상무·사법·과학 소위원회 청문회에서 “나는 그와 어떤 개인적 관계도 없었고, 거의 아무런 관련이 없었다”고 밝혔다. 다만 2012년 가족 휴가 도중 카리브해에 위치한 엡스타인의 개인 섬에서 점심을 함께한 사실은 인정했다.

그는 “아내와 네 명의 자녀, 유모들이 동행했고 다른 부부와 그들의 자녀들도 함께 있었다”며 “섬에서 약 한 시간 점심을 먹은 뒤 모두 함께 떠났다. 부적절한 일은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다만 왜 해당 방문이 이뤄졌는지에 대해서는 “정확한 이유는 기억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러트닉 장관을 둘러싼 논란은 최근 미 법무부가 공개한 이른바 ‘엡스타인 파일’에서 그의 이름이 여러 차례 등장하면서 확산됐다. 문건 분석 결과, 엡스타인이 2008년 미성년자 성매매 유인 혐의로 유죄를 인정한 이후에도 두 사람이 연락을 주고받은 정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크리스 밴 홀런 상원의원(민주당)은 청문회에서 “문제는 불법 행위 여부가 아니라, 의회와 국민, 그리고 피해자들에게 관계의 범위를 축소해 설명했다는 점”이라며 “공개된 문건에는 2008년 이후에도 장기간 접촉 기록이 나온다”고 비판했다.

러트닉 장관은 엡스타인과의 만남 횟수에 대해 “뉴욕에서 이웃이 되며 처음 만났고, 이후 14년 동안 기억나는 만남은 두 차례뿐”이라며 “전체적으로는 세 번 정도”라고 주장했다. 그는 “가능한 모든 측면에서 나는 아무런 잘못도 하지 않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나 민주당을 중심으로 사퇴 요구는 점차 확산되고 있다. 토머스 매시 하원의원(공화당)도 러트닉 장관의 사퇴를 공개적으로 요구했으며, 일부 공화당 인사들 역시 “과거 발언과 드러난 사실 간의 괴리가 신뢰를 훼손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백악관은 러트닉 장관을 옹호하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백악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의 내각은 미국 국민을 위해 일하는 데 집중하고 있으며, 상무부 역시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최근 엡스타인 관련 문건에 대해 “읽어보지 않았다”며 “문제가 있었다면 이미 큰 헤드라인이 나왔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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