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AI 핵심 인력 줄줄이 이탈…스페이스X 합병 앞두고 왜?

해외

이데일리,

2026년 2월 11일, 오후 03:38

[이데일리 임유경 기자]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인공지능(AI) 스타트업 xAI의 공동창업자와 핵심 개발자들이 최근 잇따라 회사를 떠난 것으로 전해졌다. 머스크의 우주기업 스페이스X와의 합병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AI 모델 성능 개선 요구를 둘러싼 기술팀 내부 갈등이 폭발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10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xAI에서 연구·안전·기업 부문을 총괄해온 지미 바가 최근 퇴사했다. 이는 xAI 추론 팀을 이끌던 토니 우가 지난 9일 회사를 떠난 데 이은 창립 멤버의 추가 이탈이다. 이로써 2023년 xAI를 설립한 12명의 창립자 중 현재 7명만 남게 됐다.

(사진=AFP)
FT는 또 소셜미디어 게시물과 정통한 관계자들의 발언을 종합해 최근 몇 주간 6명 이상의 연구원이 퇴사하면서, 원래도 소규모였던 기술팀이 상당한 타격을 입었다고 전했다.

최근 핵심 기술 인력 유출은 AI 모델 개발을 둘러싼 복합적인 갈등이 표면화된 결과로 풀이된다. 머스크의 기술 개발 압박, 모델 윤리성을 둘러싼 논란, 스페이스X와의 합병 추진에 따른 혼란 등이 겹치며 내부 동요가 확산된 모양새다.

복수의 관계자에 따르면 일부 직원들은 xAI 경영진이 오픈AI, 앤스로픽 같은 경쟁사를 따라잡기 위해 기술 개발과 관련해 머스크에게 과도한 약속을 했고, 그로 인해 비현실적인 요구가 현장에 내려오고 있다고 불만을 제기했다.

특히 xAI의 에이전트·코딩 프로젝트인 ‘매크로하드’는 머스크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머스크는 매크로하드에 대해 높은 목표를 제시해왔다. 그는 지난주 한 팟캐스트에서 “올해 말까지 디지털 인간 에뮬레이션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놀랄 것”이라며 “컴퓨터에 접근 가능한 인간이 할 수 있는 일을 모두 수행할 수 있느냐가 매크로하드 프로젝트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디지털 인간 에뮬레이션은 사람처럼 PC에서 일하는 ‘디지털 직원(에이전트)을 뜻하며, xAI가 올해 말까지는 이를 가능케 할 것이라고 장담한 것이다.

또 xAI의 챗봇 서비스인 ‘그록’ 안에 있는 AI 컴패니언 기능인 ‘애니’ 역시 머스크 기대에 못미친것으로 알려졌다. 애니는 사용자와 감정적 교류를 하거나 관계형 대화을 하는 설정의 AI 캐릭터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머스크는 신규 캐릭터 출시와 자원 투입에도 불구하고 이용자 체류 시간이 늘지 않는 데 대해 불만을 표시해왔다.

직원들은 머스크로부터 개발 압박을 받는 동시에 xAI 모델의 윤리성·안전성을 둘러싼 각국 정부와 대중의 비판에도 직면해 있다. 그록은 여성과 아동을 대상으로 한 비동의 성적 이미지 생성 요청을 제한 없이 수행해 각국 정부의 조사를 받고 있다. 앞서 지난해 7월에도 그록은 아돌프 히틀러를 찬양하는 듯한 반유대주의 발언과 게시물을 공유해 논란을 빚은 바 있다.

머스크가 최근 xAI를 스페이스X와 합병해 1조 5000억 달러 규모의 통합 그룹을 만들겠다고 밝힌 점도 내부 혼란을 가중시킨 요인으로 꼽힌다. 지난주 발표된 스페이스X와의 합병은 우주에 AI 데이터센터를 띄워 AI 모델을 구동하겠다는 머스크의 구상을 반영한 것이다. 합병 법인은 이르면 6월 기업공개(IPO)에 나설 계획으로, xAI 직원들 입장에서는 갑작스럽게 스페이스X에 편입되는 점이 추가적인 압박으로 작용하고 있다.

머스크는 xAI 일부 부서의 성과가 기대에 못 미친다고 보고 조직 개편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 일환으로 xAI 공동창업자이자 전 구글 딥마인드 엔지니어인 마누엘 크로이스는 코딩 운영을 총괄하는 역할로 승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최근 연구 인력 유출에 따른 기술 리더십 변경을 논의하기 위해 10일 직원들과 전화 회의를 열었다고 관계자들은 전했다.

막대한 인프라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AI 사업에서 수익을 창출해야 한다는 압박이 커지면서 재무 리더십도 새로 꾸리고 있다. 머스크는 지난해 10월 전 모건스탠리 출신 앤서니 암스트롱을 최고재무책임자(CFO)로 임명했고, xAI 투자사 발러 에쿼티 파트너스 출신 조너선 슐킨을 최고매출책임자로 선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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