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격노 후 급물살…美·日, 대미 투자 첫 사업 확정 단계

해외

이데일리,

2026년 2월 12일, 오후 04:27

[이데일리 임유경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일본의 대미 투자 지연에 대해 격노했다는 메시지가 전달된 후 일본 정부가 대응에 속도를 내고 있다. 관세 협상 담당 각료인 아카자와 료세이 경제산업상을 미국에 급파해, 미국 측과 최종 사업 후보를 압축했다. 미국 측 관세 협상 사령탑인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과 막판 조율만 남은 상태로 전해진다.

1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미국과 일본이 지난해 체결한 무역 협정의 핵심인 5500억 달러(약 802조원) 규모의 대미 투자를 집행할 첫 번째 프로젝트 선정을 두고 막판 조율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들에 따르면 양국은 현재 △소프트뱅크 그룹이 주도하는 데이터센터 인프라 사업 △멕시코만 심해 원유 터미널 △반도체용 합성 다이아몬드 관련 프로젝트를 최종 후보에 올려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러트닉 미 상무장관과 아카자와 경제상은 오는 12일 워싱턴에서 회동해, 최종 합의 도출 가능성을 타진할 예정이다. 다만 이번 주 내 결론이 날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사진=AFP)
프로젝트가 선정되면 사업 추진은 신속하게 이뤄질 전망이다. 양국 무역 협정에 따르면 프로젝트 선정 후 일본은 45영업일 이내에 해당 사업에 대한 자금 지원을 시작해야 한다. 만약 일본이 특정 사업에 자금을 투입하지 않을 경우, 미국은 일부 수익을 환수하거나 관세를 재인상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일본의 대미 투자가 늦어지고 있는 데 대해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는 메시지가 일본 정부에 전달된 이후 투자 사업 선정에 속도가 붙은 모습이다. 일본 정부는 료세이 경제상을 11∼14일 미국에 급파해 갈등 진화에 나섰다.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은 일본 중의원(하원) 선거를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대일 문제를 놓고 격노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미 행정부 관계자를 통해 일본 측에 전해졌다고 보도했다.

일본은 지난해 7월 미국과의 무역 협상에서 일본산 제품의 관세를 종전 25%에서 15%로 인하하는 대가로 5500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약속했다.

협상 실무를 맡고 있는 러트닉 장관은 애초 작년 말까지 1호 사업을 확정하겠다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고했으나, 첫 사업의 규모가 6조엔을 넘어설 가능성이 커지면서 두 차례 지연 돼 2월 말까지 늦춰진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연방대법원에서 상호관세 적법성 판결이 늦춰지고 있는 가운데, 일본이 관세 무효 판결을 기다리며 의도적으로 투자를 지연시키고 있는 것 아니냐는 트럼프 대통령의 불신이 커졌다는 전언이다.

갈등 확산을 막기 위해 일본 정부는 아카자와 경제산업상을 11∼14일 미국에 급파했다.

일본 정부가 대응을 서두르는 이유는 트럼프 대통령이 투자 지연을 이유로 관세를 인하한 무역 협정을 번복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에 대해서도 비슷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 그는 지난달 26일 SNS를 통해 우리 국회에서 대미투자특별법이 통과되지 않은 점을 문제 삼아 한국에 대한 관세를 다시 25%로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미 상무부는 연방 관보 게재를 검토하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 중의원 선거 과정에서 다카이치 총리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는데, 이를 두고서도 오는 3월 미일 정상회담에서 반대급부를 요구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닛케이신문은 미국이 방위비 증액, 쌀 시장 추가 개방 등을 요구할 수 있다고 내다보면서 “협상가로서의 트럼프 대통령이 내놓은 ‘전폭적 지지’는 결코 공짜가 아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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