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우주 기업인 스페이스X의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최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엑스(X, 구 트위터)에 남긴 글이다. 그는 회사가 화성 도시 건설도 목표로 삼고 있지만 달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앞서 “우리는 곧장 화성으로 간다. 달은 방해물”이라던 과거 그의 발언과 큰 차이가 있다.
◇ 달은 방해물이라더니
머스크 CEO는 우주 전략을 전환한 이유에 대해 접근성을 꼽았다. 머스크 CEO에 따르면 달은 10년 이내에 도시를 건설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는 반면 화성은 20년 이상이 걸린다. 화성으로의 여정은 6개월이 소요돼 발사 주기가 26개월이나 걸리지만, 달은 이틀이면 갈 수 있어 10일마다 우주선을 발사할 수 있다.
지난해 10월 텍사스주에 위치한 발사 시설 스타베이스에서 11차 무인 지구궤도 시험 비행에 나선 우주기업 스페이스X의 대형 우주선 스타십.(사진=AFP)
그가 화성 식민지 건설 계획을 처음 발표한 것은 2016년이다. 그는 당시 ‘행성간 운송시스템’을 기반으로 한 화성 식민지 계획을 공개했다. 2022년까지 화물을 실은 왕복선을, 2024년까지는 인간을 태운 화성 왕복선을 운영하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제시했다. 당시 미 항공우주국(NASA)의 자체 유인 화성 임무 예상 시점은 2034년이었다.
2020년 머스크 CEO는 스페이스X가 2026년까지 화성에 인간을 착륙시킬 것이라는 데 “매우 높은 확신”이 있다고 말했다. 한 인터뷰에서 “운이 좋으면 4년 안에도 가능하다. 2년 안에 무인선을 보내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 이면엔 NASA 압박…블루오리진과 경쟁
이토록 화성에 집착하던 머스크 CEO였지만 현실적인 기술 난관과 NASA의 압박이 그의 계획에 변화를 준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1년간 머스크 CEO와 미국 정부는 우주 전략 우선순위를 두고 충돌해 왔으며, 스페이스X의 개발 지연으로 일정에 차질이 빚어지자 NASA가 먼저 달 착륙선을 만드는 업체를 우선 선택하겠다고 압박하기 시작했다.
NASA는 올해 미국의 유인 달탐사 프로젝트인 ‘아르테미스’ 2단계를 실시한다. 이는 1972년 아폴로 17호 이후 약 반세기 만에 우주비행사들의 달 착륙을 목표로 하는 아르테미스 3단계 임무에 앞선 것으로, 50년 만에 유인 심우주 비행이다. 우주비행사 4명이 우주선을 타고 달 궤도를 선회한 뒤 돌아오는 여정을 약 10일간 수행한다. 이 임무가 계획대로 진행되면 늦어도 2028년 우주비행사들이 달 표면에 착륙하는 3단계 임무를 시도할 예정이다.
이 임무들을 위해 스페이스X는 약 30억 달러 규모 계약으로 NASA의 달 착륙선 스타십을 제작 중이다. 아직 개발 초기 단계이며 궤도 비행에 이르지 못했다.
지난해 10월 당시 NASA를 이끌던 숀 더피 미국 교통부 장관은 스페이스X가 일정에 뒤처져 있다며 달 착륙선을 둘러싼 경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아마존 창업자인 제프 베이조스가 설립한 블루오리진을 스페이스X 대신 착륙 임무에 참여시키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블루오리진도 NASA 계약과 달 착륙에 집중하기 위해 우주 관광 프로그램을 일시 중단한다고 지난달 발표했다. 블루오리진은 당초 스페이스X 착륙선이 먼저 달에 간 뒤인 2030년 이후 발사되는 착륙선을 맡을 계획이었지만, 스페이스X의 개발 지연으로 경쟁 기회를 잡았기 때문이다.
베이조스는 머스크 CEO의 ‘달 도시’ 발표 이후 자신의 엑스 계정에 거북이 이미지를 게시했다. 이는 블루 오리진의 모토인 “한 걸음씩, 그러나 맹렬하게(gradatim ferociter)”를 연상시키는 것으로, 머스크 CEO가 강조하는 “빠르게 실패하라(fail fast)”라는 철학과 대조된다. 즉, 머스크 CEO에 대한 일종의 ‘선전포고’인 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