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스타트업들은 지난해 주가 상승으로 상장 추진에 탄력을 받았지만 올해 들어 AI가 소프트웨어 산업을 대체할 것이라는 공포가 확산하며 기대했던 공모가를 받기 어려워지자 상장을 연기한 것으로 해석된다. 기술 기업이 주로 상장을 목표로 하는 나스닥지수는 올해에만 1.6% 하락했다. 전날 월가를 뒤흔든 시트리니 보고서의 AI발 위기 시나리오는 기술주 매도세를 가속했다.
지난해 상장한 기술주 가운데 4분의 3이 현재 공모가보다 낮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조사업체 딜로직이 5000만 달러(약 720억원) 이상 규모로 공모를 진행한 기업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상장한 기술주 주가는 평균 18% 하락했다.
일례로 미 디자인 소프트웨어 기업 피그마는 지난해 7월 상장 직후 공모가 대비 250% 급등했다. 피그마는 12억 달러(약 1조 7000억원) 조달에 성공하며 2021년 이후 가장 성공적인 벤처 투자 사례로 꼽혔다. 하지만 AI가 피그마의 주요 사업인 애플리케이션과 웹페이지를 쉽게 더 쉽게 제작할 수 있다는 우려에 피그마 주가는 공모가 이하로 급락했다. 피그마의 IPO 이후 탄력을 받아 상장한 스텁허브, 클라르나, 나반과 같은 플랫폼 기업도 일제히 공모가를 밑돌고 있다.
대형 기술 기업을 제외하면 올해 IPO 시장에 대한 기대감도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챗GPT 개발사 오픈AI와 클로드 개발사 앤스로픽을 비롯해 역대 최대 규모 IPO로 예상되는 스페이스X 상장 외에는 관심을 받지 못하는 분위기다. 투자자들은 스타트업 IPO에 참여하는 위험을 감수하기보다는 저평가된 기존 주식을 매수하는 것을 선호하는 추세라고 WSJ은 전했다.
웰링턴 메니지먼트 비상장기업 투자 담당자인 맷 위타일러는 오픈AI와 앤스로픽, 스페이스X의 상장에 “엄청난 수요가 몰려 모두가 그 주식을 가지고 싶어할 것이다”며 “반면 어떤 소프트웨어 기업은 가치가 ‘제로’로 떨어지는 일도 벌어질 것이다”고 말했다.
뉴욕증권거래소. (사진=AFP)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