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AI 지출 급증에…글로벌 부채 약 50경원 '사상 최대'

해외

이데일리,

2026년 2월 26일, 오전 09:13

[이데일리 성주원 기자] 세계 부채가 지난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각국 정부의 국방비 확대와 인공지능(AI) 투자가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지난 18일(현지시간) 독일 푸틀로스에서 열린 나토(NATO)의 ‘스테드패스트 다트 26(STEADFAST DART 26)’ 훈련에 참가한 수륙양용함 모습. (사진=AFP)
25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이날 국제금융협회(IIF)는 세계 부채가 지난해 28조8000억 달러(약 4경1000조원) 증가해 348조 달러(약 49경7000조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최대 연간 증가폭이다.

IIF는 각국 정부의 국가 안보 투자가 부채 증가의 주된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AI 등 신기술 지출도 부채 증가를 부추겼다.

정부·기업·가계를 합산한 세계 부채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비율은 5년 연속 하락해 GDP의 약 308%를 기록했다. 그러나 IIF는 이 같은 개선이 전적으로 민간 부문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부 부채의 GDP 대비 비율은 오히려 계속 오르고 있다.

트웬티포자산운용의 고든 섀넌 펀드매니저는 “AI 관련 자본 지출 조달을 위한 기업 채권 발행에 이목이 쏠려 있지만, 실제로 채권 공급을 주도하는 것은 정부”라고 짚었다.

국채 발행 증가는 각국의 차입 비용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미국과 영국의 10년물 국채 금리는 현재 4% 안팎이다. 독일 국채 금리도 수년 전 마이너스에서 현재 2% 이상으로 뛰었다. 각국 중앙은행이 팬데믹 이후 대규모 채권 매입을 축소한 것도 차입 비용 상승을 가속화했다.

장기 금리는 단기 금리보다 빠르게 오르고 있다. 채권 공급 증가에 대한 우려가 장기물에 더 크게 반영된 결과다. 금융시장에서는 이를 수익률 곡선의 ‘스티프닝(steepening)’ 현상이라 부른다.

IIF는 향후 부채 부담이 더욱 커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국방 중심의 재정 확장, 금리 인하, 금융 규제 완화가 동시에 진행될 경우 부채 급증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특히 유럽의 부채 증가가 두드러질 전망이다. IIF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재집권 이후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국방비를 늘리고 있는 유럽 국가들의 GDP 대비 부채 비율이 오는 2035년까지 18%포인트 이상 상승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토 유럽 회원국에 GDP의 5%를 국방비로 지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아울러 2027년까지 미국 국방 예산을 약 5000억 달러 늘려 1조5000억 달러(약 2141조2500억원) 규모로 확대하겠다고 공약했다.

중국·브라질·멕시코·러시아 등 주요 신흥국에서도 정부 부채 부담이 커지고 있다고 IIF는 밝혔다.

(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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