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우 1%↓…물가 불붙고, 이란 흔들고, AI·신용 무너졌다[월스트리트in]

해외

이데일리,

2026년 2월 28일, 오전 08:22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27일(현지시간) 뉴욕증시 3대지수가 일제히 하락했다. 예상보다 강한 도매 물가 지표에 더해 중동 지정학적 긴장, 사모신용 시장 불안, 인공지능(AI) 투자 과열 우려가 동시에 부각되며 투자 심리가 위축됐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05% 빠진 4만8977.92에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0.43% 떨어진 6878.88을 기록했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100지수는 0.92% 하락한 2만2668.21에 거래를 마쳤다.

뉴욕증권거래소 (사진=AFP)
◇美 1월 근원 도매물가 0.8%↑…서비스·마진 급등에 인플레 압력 재확인

미 노동부는 27일(현지시간) 1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전월 대비 0.5% 상승했다고 밝혔다. 이는 12월 수정치(0.4% 상승)에 이어 오름폭이 확대된 것으로, 시장 예상치(0.3% 상승)를 웃돌았다. 상승률은 지난해 9월 이후 가장 높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2.9% 올라, 예상치(2.6%)를 상회했다.

변동성이 큰 식품·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PPI는 전월 대비 0.8% 상승해 지난해 7월 이후 최대폭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로는 3.6% 올라 시장 전망(3.0%)을 크게 웃돌았다.

이번 상승은 서비스 가격이 주도했다. 1월 서비스 비용은 지난해 7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올랐으며, 도매·소매업체의 마진은 2009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최대폭으로 확대됐다. 기업들이 연초 들어 관세 인상 등 비용 부담을 가격에 반영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전문·상업용 장비 및 화학제품 도매업체의 마진이 상승했고, 의류와 헬스·뷰티 소매업체 마진도 확대됐다. 상품 부문에서는 휘발유와 식품 가격이 하락하며 전체 상품 가격은 약세를 보였지만, 식품·에너지를 제외한 상품 가격은 2022년 초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엔진, 통신장비, 공작기계, 금속류 가격이 상승했다.

PPI는 기업 간 거래 가격을 반영하는 지표로, 일부 항목이 연방준비제도(Fed)가 중시하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 산정에 반영된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이날 발표를 토대로 내달 13일 공개될 1월 PCE 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상향 조정하는 움직임이 나타났다. 일부 이코노미스트는 근원 PCE가 전월 대비 0.5% 상승할 가능성을 제시했다.

서비스 부문을 중심으로 물가 상승 압력이 지속되면서 연방준비제도(Fed)의 조기 금리 인하 기대는 다소 약화됐다. 시장에서는 기업들이 관세 비용을 소비자 가격에 전가하기 시작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FP)
◇트럼프 “이란과 합의 원하지만…때로는 군사력 쓸수도”…WTI 2.8%↑

중동 리스크도 투자 심리를 짓눌렀다. 유엔 사찰단은 이란이 폭격을 받은 우라늄 농축 시설에서 설명되지 않은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과의 합의를 원한다면서도 필요할 경우 군사력 사용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텍사스 방문을 위해 백악관을 떠나면서 기자들과 만나 “이란과 거래(deal)를 하고 싶지만 그들이 핵무기를 포기하겠다는 ‘황금 같은 말(golden words)’을 하지 않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군사력 사용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군대를 갖고 있다”며 “사용하지 않기를 바라지만 때로는 그래야 할 때도 있다”고 답했다.

앞서 제네바에서 열린 미국과 이란 간 협상은 합의 없이 종료됐다. 미국 측에서는 스티브 위트코프 특사와 재러드 쿠슈너가 참석했으며, 중동 지역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명령을 대기하는 대규모 미군 전력이 배치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추가 논의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으나 구체적인 대상은 언급하지 않았다. 전날 백악관에서는 미 국방 고위 당국자들이 참석한 관련 회의가 열린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미국과 이란 간 중재 역할을 해온 오만은 외무장관을 워싱턴에 파견해 JD 밴스 미국 부통령과 관련 사안을 협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백악관 내부 사정에 밝은 소식통은 로이터통신에 “협상에 대해 크게 낙관하는 분위기는 아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선택지들을 분명히 인식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내부적으로는 이란을 상대로 한 군사 행동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과 함께 협상 성과에 대한 회의적 시각도 존재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장 대비 1.81달러(2.77%) 급등한 배럴당 67.02달러에 거래됐다.

금 가격은 온스당 5200달러를 넘어섰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5bp(1bp=0.01%포인트) 하락한 3.96%로 내려가며 안전자산 선호 현상을 반영했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사진=AFP)
◇오픈AI, 160조원 투자 유치…순환투자 우려 지속

AI 투자 지속 가능성에 대한 의구심도 이어졌다. 오픈AI가 1100억달러 규모 자금 조달에 나섰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AI 버블 논란이 재점화됐다.

이날 생성형 인공지능(AI) 선두주자 오픈AI가 기업가치 7300억달러(약 1053조원)를 인정받는 조건으로 1100억달러(약 160조원) 규모의 초대형 투자 유치를 발표했다. 오픈AI의 창사 이래 최대 자금 조달이다.

이번 라운드에서 아마존이 500억달러, 엔비디아가 300억달러, 소프트뱅크가 300억달러를 각각 투자했다. 이는 지난해 소프트뱅크 주도로 진행된 400억달러 투자(기업가치 5000억달러 평가)보다 두 배 이상 큰 규모다.

아마존의 500억달러는 우선 150억달러를 집행하고, 향후 수개월 내 일정 조건 충족 시 350억달러를 추가 투입하는 구조다. 오픈AI는 “다른 투자자들도 라운드에 추가로 참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신규 자금 유입 전 기업가치(pre-money)는 7300억달러였고, 이번 투자금을 포함한 기업가치는 8400억달러(1212조원)에 달한다.

이번 투자와 함께 양사는 다년간 전략적 파트너십도 체결했다. 오픈AI는 기존 380억달러 규모였던 아마존웹서비스(AWS) 이용 계약을 향후 8년간 1000억달러 추가 확대하기로 했다. AWS는 오픈AI가 이달 초 공개한 기업용 플랫폼 ‘프런티어(Frontier)’의 독점 외부 클라우드 유통 파트너가 된다.

또한 오픈AI는 아마존의 자체 AI 칩 ‘트레이니움’을 활용해 아마존 고객용 애플리케이션에 탑재될 맞춤형 모델을 공동 개발할 예정이다.

엔비디아와의 협력도 강화된다. 오픈AI는 엔비디아의 차세대 ‘베라 루빈’ 시스템을 기반으로 추론(inference) 전용 3기가와트(GW), 학습(training) 전용 2기가와트 등 총 5GW 규모의 컴퓨팅 용량을 확보할 계획이다. 그래픽처리장치(GPU)와 인프라 확보 비용이 급증하는 가운데, 안정적인 연산 자원 선점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에서는 반도체·클라우드 기업이 AI 스타트업에 대규모 자금을 투자하는 동시에 해당 기업의 주요 고객이 되는 ‘순환 투자’ 구조가 확산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AI 수요가 기대만큼 빠르게 확대되지 않을 경우 리스크가 증폭될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제기된다.

AI투자 우려에 엔비디아는 실적 발표 이후 이틀 연속 하락하며 4.2% 떨어졌고, 세일즈포스와 마이크로소프트도 각각 2.3%, 2.2% 하락했다. 지스케일러는 실적 부진 여파로 12.3% 급락했다.

[AI DALL-E3가 생성한 이미지]
◇“바퀴벌레 더 있다” 경고 현실화?…미 금융주 5% 급락

인공지능(AI) 충격과 사모대출 시장의 부실 우려가 겹치면서 미국 금융주가 일제히 급락하기도 했다. 월가가 안전지대로 여겨왔던 투자등급 회사채 시장에서도 균열 조짐이 나타나면서 투자심리가 빠르게 위축되고 있다.

이날 KBW 은행지수는 4.9% 급락하며 지난해 12월 초 이후 최저 수준으로 밀렸다. 23개 구성 종목이 모두 1.9% 이상 하락했다. 골드만삭스, 웨스턴얼라이언스, 자이언스 뱅코프 등이 낙폭 상위권에 올랐다.

이번 매도세는 이달 내내 이어진 금융주 약세 흐름의 연장선이다. AI 기술 확산이 자산관리, 보험중개, 투자은행(IB), 금융데이터, 거래소 사업까지 광범위하게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 데다, 사모대출 시장에서 잇따라 불거진 신용 리스크가 투자자들을 자극했다.

특히 영국 부동산 담보 대출업체 마켓 파이낸셜 솔루션스(MFS)가 이중 담보 설정 의혹 속에 파산 절차에 들어가면서 파장이 확산됐다. 바클레이스, 제프리스, 아폴로 산하 아틀라스 등 월가 주요 금융사들이 총 20억파운드 이상을 대출해준 것으로 알려졌다. 담보 부족 규모가 최대 9억3000만파운드에 달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는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최고경영자(CEO)가 최근 사모 신용시장에 더 많은 “바퀴벌레(cockroaches)”가 숨어 있을 수 있다고 경고한 발언을 재조명하게 만들었다. 웰스파고의 마이크 메이요 애널리스트는 “새로운 신용 문제는 신용 사이클이 사라지지 않았음을 상기시킨다”며 “더 큰 위험은 규제 사각지대에 있는 그림자금융에 있다”고 지적했다.

신용시장 전반의 긴장도 높아지고 있다. 블룸버그 지수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등급 회사채 스프레드는 이번 주 들어 약 4bp 확대됐다. 이는 지난해 11월 이후 최대폭이다. 국채 금리가 하락하는 가운데 신용 스프레드가 벌어지는 것은 전형적인 위험회피(리스크 오프) 신호로 해석된다.

AI 관련 불안도 금융주 전반을 짓눌렀다. 최근 결제업체 블록이 대규모 인력 감축에 나서며 AI가 화이트칼라 일자리까지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재부각됐다. 앞서 앤스로픽이 금융 리서치와 법률 서비스 자동화를 목표로 한 새 모델을 공개한 이후 관련 종목이 급락한 바 있다.

이날 신용카드·결제업체인 싱크로니 파이낸셜(-6.6%), 아메리칸 익스프레스(-7.9%), 캐피털원 파이낸셜 주가(-6.2%)는 6% 이상 하락했다. 대체자산 운용사인 아폴로 글로벌 매니지먼트(-8.6%), KKR(-6.3%), 아레스 매니지먼트도(-5.1%) 5% 이상 급락했다.

JP모건 전략가들은 미국 담보부 대출채권(CLO)에 편입된 레버리지론 가운데 최대 1500억달러 규모가 AI로 구조적 타격을 받을 수 있는 업종에 노출돼 있다고 분석했다.

밀러 타박의 매트 말리는 “런던 MFS 사태로 아폴로, 제프리스 등이 직간접 영향을 받으면서 투자자들이 전염(contagion)을 우려하기 시작했다”며 “실제 확산으로 이어지지 않더라도 신용시장 불안이 금융회사 손실로 연결될 위험은 남아 있다”고 말했다.

매일 아침, 월가의 흐름을 한눈에. [월스트리트in] 구독좋아요는 선택 아닌 필수!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