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성주원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군사작전(장대한 분노)의 종료 시점으로 ‘4~5주’를 자신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쉽지 않다고 분석했다. 이란전이 장기화하면 미국도, 이란도 모두 불리하다고 내다봤다. 전쟁을 빨리 끝낼 출구 전략마저 분명치 않다고 했다. 이라크전·아프가니스탄전처럼 ‘예상보다 길었던’ 역사가 반복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운 이유다. 이데일리는 5일 백승훈 한국외대 중동연구소 전임연구원과 김덕일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원 중동·이슬람센터 정치·경제연구실장 등 중동 전문가에게 이란전에 대한 긴급인터뷰를 진행했다.
백승훈 전임연구원은 이번 전쟁을 “의지가 아닌 능력의 싸움이다”고 규정했다. 그는 “미국도 이란도 장기전을 감당할 실제 능력이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패트리어트 미사일 등 요격탄은 생산 속도가 느린데 지난해 6월 이란 핵시설 타격 당시에도 이미 보유고의 25%를 소진했다. 김덕일 연구실장은 “4주가 고비다”며 무기 재고 소진 속도를 핵심 변수로 꼽았다. 이란 혁명수비대 측이 주장하는 탄도미사일 6000기도 전쟁을 이어갈수록 소진해 협상력 자체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했다. 4주 안팎이 지나면 양측 모두 부담이 임계점에 달하면서 휴전 논의가 수면으로 올라올 것이라는 전망이다.
김 실장은 “장기전으로 가면 트럼프 대통령은 자국 내 여론에 발목이 잡히고, 이란은 파탄 난 경제 상황에서 전쟁을 지속하기 어려울 것이다”고 말했다. 백 연구원은 전쟁 장기화로 이어질 수 있는 두 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이란 내부에서 대규모 시민 봉기가 발생해 체제 전복 가능성이 현실화할 때, 이란의 공격으로 미군 사망자가 대규모로 발생할 때다. 백 연구원은 “이 두 가지 우발적 상황이 전쟁을 수렁으로 끌어들일 수 있는 유일한 경로다”고 설명했다.
두 전문가 모두 트럼프 행정부의 전략 부재를 지적했다. 백 연구원은 “2003년 이라크 침공 당시 부시 행정부는 지상군 규모, 정권 교체 방식, 전후 통치 구상까지 구체적인 계획이 있었다. 지금 트럼프에게는 그런 플랜이 없다”고 비판했다.
4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납부자 보호 원탁회의에 참석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AF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