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WTI 80달러 돌파에 뉴욕증시 급락…다우 1.6% 하락

해외

이데일리,

2026년 3월 06일, 오전 06:09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중동 전쟁 긴장이 다시 고조되면서 국제유가가 급등하고 국채금리가 빠르게 꼬리를 다시 올리자 뉴욕증시가 5일(현지시간) 일제히 하락했다.

뉴욕증권거래소 (사진=AFP)
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61% 떨어진 4만7954.74에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0.56% 내린 6830.71을 기록했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100지수는 0.26% 하락한 2만2748.99에 거래를 마쳤다. 시장의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는 11% 가량 뛰며 다시 23선 위로 올라갔다.

전쟁이 이날로 6일째 이어지고 있지만 뚜렷한 해결 조짐은 보이지 않고 있다. 중동 지역 충돌로 원유와 천연가스 가격이 상승하고 해상 운임도 오르면서 글로벌 공급망 불안 우려 역시 커지고 있다. 이란이 유조선을 미사일로 공격했다고 밝히면서 원유 공급 차질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특히 국제유가는 중동 전쟁 여파로 급등하면서 투자자들이 위험회피 심리를 부추기고 있다.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6.35달러(8.51%) 급등한 배럴당 81.01달러에 마감해 2024년 7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제 기준유인 브렌트유는 전 거래일보다 4.01달러(4.93%) 오른 배럴당 85.41달러에 거래를 마치며 5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페르시아만을 통과하는 유조선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위험 보험 제공과 군사 호위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세계 원유 공급의 약 20%가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이 언제 정상적으로 운영될지는 불확실한 상황이다.

유가 상승은 채권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에너지 가격 상승이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미 국채 가격이 하락했고 이에 따라 금리는 상승했다. 오후 4시기준 글로벌 채권 벤치마크인 10년물 미 국채금리는 4.9bp(1bp=0.01%포인트) 오른 4.13% 수준까지 상승하고 있다. 특히 정책금리에 민감한 2년물 국채금리는 이날 3.5bp 오른 3.58%까지 오르고 있다. 최근 4거래일 동안 지난해 10월 이후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유가와 국채금리가 치솟자 증시는 장중 낙폭을 빠르게 확대했다. 다우지수는 유가가 80달러를 넘는 순간 약 1000포인트 가까이 급락했고 S&P500과 나스닥지수도 장중 저점 수준까지 밀렸다. 전날에는 유가 상승세가 일시적으로 진정되면서 다우지수가 200포인트 이상 상승했지만 하루 만에 시장 분위기가 다시 급변했다. 이번 주 들어 WTI는 약 19%, 브렌트유는 16% 상승하며 에너지 시장 변동성이 크게 확대된 상태다.

이란은 전쟁 장기화 가능성도 시사했다. 압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이날 “미국과 이스라엘에 휴전을 요청하지 않을 것이며 협상할 이유도 없다”고 밝혔다. 한편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미국은 이란과의 충돌에서 결정적으로 우위를 점하고 있다”며 추가 병력이 중동 지역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쟁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투자자들의 우려도 확대되고 있다. CFRA리서치의 샘 스토벌 최고투자전략가는 “투자자들은 미국이 이 상황을 감당할 수 있는지 의문을 갖기 시작했다”며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모든 선박을 실제로 호위할 수 있을지, 그 부담이 미국 재정에 어떤 영향을 줄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증시 ‘수비수’ 역할을 하던 국제유가와 국채금리가 모두 치솟으면서 기술주 중심으로 매도세가 나오고 있다. 애플(-0.85%), 알파벳(-0.84%), 테슬라(-0.1%) 등이 하락했다. 전날 크게 올랐던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는 0.93% 하락했다. 반면 버크셔 해서웨이가 강세를 보였다. 회사가 2024년 이후 처음으로 자사주 매입을 재개했다고 밝힌 가운데 그레그 아벨 최고경영자(CEO)가 1500만달러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주가는 2.6% 상승했다.

한편 노동시장 지표는 여전히 견조한 흐름을 보였다.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최근 1년간 낮은 수준 부근에서 안정적으로 유지되며 노동시장이 여전히 강한 상태임을 시사했다. 이는 미 연준이 조기에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을 낮추는 요인으로 해석된다. 시장에서는 오는 7일 발표되는 미국 2월 비농업 고용보고서가 향후 통화정책 방향을 가늠할 중요한 변수로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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