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러·이란 대신 美석유 더 사라”…정상회담 앞두고 검토

해외

이데일리,

2026년 3월 06일, 오전 08:17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미국 정부가 중국에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줄이고 미국산 에너지 구매를 늘리도록 요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해 10월 30일 부산 김해국제공항에서 정상회담을 마친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AFP)
보도에 따르면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최근 전직 미 정부 관계자와 기업 경영진, 정책 분석가들과의 비공개 회의에서 중국이 러시아 등 미국의 전략적 경쟁국으로부터 들여오는 원유 수입을 줄이도록 설득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베선트 장관은 대신 중국이 미국산 석유와 천연가스를 더 많이 구매하도록 유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며, 이 문제를 이달 중순 프랑스 파리에서 열릴 예정인 허리펑 중국 부총리와의 회담에서 제기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회담은 4월 초로 예정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 정상회담 의제를 조율하기 위한 성격이다.

그러나 중국이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줄이는 것은 쉽지 않은 요구라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은 전략적 파트너인 러시아로부터 국제 시세보다 할인된 가격에 원유를 공급받고 있기 때문이다.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줄일 경우 중국과 러시아 간 전략적 관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베선트 장관은 중국에 이란산 원유 수입 축소도 요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 이후 이란 원유 공급이 크게 위축된 상태지만, 향후 생산이 정상화될 경우를 대비해 중국의 장기적인 의존도를 낮추려는 의도다.

미국은 이와 함께 중국이 미국산 대두와 보잉 항공기 구매를 확대하고 전자제품 제조에 필수적인 희토류 수출 통제를 완화하는 방안도 협상 의제로 검토하고 있다. 중국은 지난해 미국의 관세 인상에 대응해 희토류 수출을 제한한 바 있다.

반면 중국은 관세 인하와 첨단 기술 수출 규제 완화를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반도체 장비와 인공지능(AI) 관련 기술에 대한 미국의 수출 제한이 주요 협상 쟁점이 될 전망이다.

한편 최근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은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또 다른 변수로 떠올랐다. 중국은 이란 원유를 러시아나 중동 지역 공급으로 대체할 수 있지만, 중동 긴장 고조로 유가가 급등할 경우 자국 경제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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