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정권 비밀계좌 털리나…UAE, 이란 자산 동결 검토

해외

이데일리,

2026년 3월 06일, 오전 12:00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아랍에미리트(UAE)가 자국 내에 보관된 수십억 달러 규모의 이란 자산을 동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5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5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UAE) 최대 도시 두바이 상공을 가로질러 발사체(오른쪽 위)가 날아가고 있다. 지난달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예방 타격한 이후 공항, 대사관, 주거 지역, 군사 시설 등 중동 전역의 주요 시설들이 이란의 미사일과 드론의 공격을 받고 있다.(사진=AFP)
소식통들에 따르면 UAE 당국은 이란을 향해 비공식적으로 이러한 조치를 취할 수 있는 가능성을 경고했다. 이는 경제난으로 고통 받는 상황에서 군사 충돌까지 더해진 이란에 외화 접근과 글로벌 무역 네트워크 이용을 크게 제한할 수 있는 것으로, 미국과 이스라엘에 대한 대응으로 UAE를 겨냥해 1000기 이상의 드론과 미사일을 발사한 이란의 보복이다.

UAE 당국은 이란의 불법 금융 활동을 해체하기 위한 여러 조치를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제재 회피용 UAE 기반 페이퍼컴퍼니의 자산 동결, 공식 금융 시스템을 거치지 않고 자금을 이동시키는 현지 환전소 대대적 단속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UAE가 이란의 비공식 금융 네트워크를 겨냥할 경우 주요 표적은 이란 혁명수비대(IRGC)와 연계된 계좌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소식통들은 말했다. 혁명수비대는 이란의 신정 체제를 수호하는 핵심 세력이다.

이외에도 이란 선박을 압류하는 등 직접적인 해상 대응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는 UAE 인근에서 활동하는 이란의 ‘그림자 선단’을 마비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

다만 UAE 정부가 언제부터 혹은 실제로 이런 조치를 취할지는 아직 불분명하다고 WSJ는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UAE가 대외적으로 제재를 준수한다는 입장이었으나 수년 동안 서방 제재를 피해 활동는 이란 기업과 개인들의 금융 허브 역할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즉, UAE를 우회해 해외에 계속해 석유를 수출한 덕에 핵 프로그램에 투자하고 역내 대리세력을 지원할 수 있었던 것이다.

영국의 이란 전문 싱크탱크 보르세바자르재단의 에스판디야르 바트망헬리즈 최고경영자(CEO)는 “UAE가 자국 내 이란 금융 활동을 제한한다면 매우 중대한 조치가 될 것”이라며 “UAE는 이란이 세계 경제와 연결되는 가장 중요한 통로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만약 이란 자산을 압박하는 조치가 실제로 시행된다면 이는 UAE가 그동안 유지해 온 외교 전략에서 큰 변화라고 WSJ는 짚었다. UAE는 지금까지 미국과의 전략적 동맹을 유지하면서도 이란과의 관계를 균형 있게 관리해왔기 때문이다.

특히 UAE는 국제 금융 중심지가 되고자 자금의 출처를 크게 따지지 않고 전 세계 자본을 적극 유치해 왔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에도 UAE는 러시아 원자재 거래업자들을 유치하고 러시아 자금과 은행을 받아들였다.

이번 이란과의 충돌은 지정학적·정치적으로 UAE를 매우 어려운 상황에 몰아넣고 있다고 WSJ는 평가했다. 이란의 드론과 미사일 공격으로 두바이 공항 일부와 버즈 알 아랍 호텔 주변, 인공섬 팜 주메이라 인근 주거·관광 지역이 피해를 입히면서 안정적인 금융 허브라는 UAE의 이미지까지 위협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UAE가 이란 자산을 동결한다면 이란의 장기적인 보복 대상이 될 수 있다. 특히 UAE 영토와 핵심 에너지 인프라가 표적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실제 자산 동결이 이루어지더라도 UAE에 거주하는 수십만 명의 이란인과 기업의 모든 계좌를 대상으로 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영국 킹스칼리지런던 안보 전문가 안드레아스 크리그 교수는 보다 제한적인 표적 방식이 현실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UAE는 이 모든 사업을 잃고 싶지 않기 때문에 혁명수비대와 연계된 계좌부터 동결할 가능성이 높다”며 “이것이 UAE가 이란에 대해 사용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비군사적 수단”이라고 말했다.

미 재무부에 따르면 2024년 미국 은행의 환거래 계좌를 통해 이동한 90억 달러 규모의 자금이 이란 관련으로 추정된다. 이 가운데 62%가 UAE 기업으로 흘러들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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