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노동부에 따르면 2월 비농업 고용은 전월 대비 9만2000명 감소했고 실업률은 4.4%로 상승했다. 그동안 견조한 흐름을 이어오던 노동시장에 균열이 생긴 것 아니냐는 우려가 시장에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 (사진=AFP)
◇고용 ‘충격’…연준의 낙관론 흔들
최근까지 연준 내부에서는 노동시장이 점차 안정되고 있다는 평가가 우세했다. 그러나 이번 고용지표는 그런 낙관론에 찬물을 끼얹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CNBC 인터뷰에서 “노동시장이 안정되고 있다는 기대가 있었지만 이번 보고서는 그런 판단을 약화시켰다”며 “노동시장 상황을 계속 주의 깊게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오스턴 굴스비 시카고 연방준비은행 총재도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이번 고용지표를 “예상보다 크게 빗나간 결과”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 같은 결과가 몇 달 더 이어진다면 노동시장에 상당한 우려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경제학자들 사이에서는 노동시장 둔화와 물가 상승 압력이 동시에 나타나는 ‘불편한 조합’에 대한 경계도 커지고 있다. 오마이르 샤리프 인플레이션 인사이트 대표는 “약해지는 노동시장과 더 높은 인플레이션 가능성이 결합할 수 있다”며 “정책 결정자들에게는 매우 까다로운 환경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번 고용 감소가 일시적 요인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혹한에 따른 경제활동 둔화와 의료 부문 파업 등이 고용 감소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전쟁發 유가 급등…인플레 변수 재부상
중동 전쟁으로 촉발된 유가 급등 역시 연준의 정책 판단을 더욱 어렵게 만드는 변수로 떠올랐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중동 긴장이 빠르게 고조되면서 국제유가는 급등했다.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이날 장중 배럴당 90달러를 넘어서며 약 2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유가 상승은 휘발유 가격과 운송비 상승으로 이어져 물가를 다시 자극할 수 있는 요인으로 꼽힌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인플레이션 압력이 다시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다만 연준 내부에서는 에너지 가격 상승이 장기적인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시각도 있다.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는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유가 상승은 헤드라인 물가를 일시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지만 통화정책 판단에서는 근원 인플레이션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연준 인사들 사이에서도 금리 경로를 둘러싼 시각은 엇갈리고 있다. 미셸 보먼 연준 금융감독 부의장은 노동시장 둔화를 언급하며 금리 인하 필요성을 시사했다. 그는 “노동시장이 여전히 약한 흐름을 보이고 있어 정책금리를 통한 추가 지원이 필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스티븐 마이런 연준 이사 역시 금리 인하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그는 “현재 통화정책은 여전히 긴축적인 수준”이라며 “금리는 경제를 제약하지도, 자극하지도 않는 중립 수준에 더 가까워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반면 베스 헤맥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 총재와 수전 콜린스 보스턴 연은 총재 등은 금리를 당분간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헤맥 총재는 “인플레이션이 하락하고 노동시장이 추가로 안정되는지를 확인하는 동안 정책금리를 상당 기간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말했다.
연준은 오는 17~18일 워싱턴에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고 기준금리 방향을 논의할 예정이다. 시장에서는 이번 회의에서 금리가 동결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우세하지만, 고용 둔화와 에너지 가격 급등이라는 상반된 변수 속에서 향후 정책 경로에 대한 불확실성은 한층 커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