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유가 폭등에 해상 운송 규제 푸나…백악관 ‘존스법’ 면제 검토

해외

이데일리,

2026년 3월 13일, 오전 09:56

[이데일리 임유경 기자] 미 백악관이 이란 전쟁의 여파로 미국 내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자 미국 내 항구 간 물자 운송을 미국 선박으로만 하도록 한 규제를 한시 면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1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폴리티코 등에 따르면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성명에서 “국가안보를 위해 백악관은 필수적 에너지 제품과 농산물이 자유롭게 미국 항구들에 유입될 수 있도록 존스법을 한시적으로 면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AFP)
1920년 제정된 존스법은 미국 항구 간 해상 운송 화물은 미국에서 건조되고 미국이 소유·등록한 선박으로만 운송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해당 규제를 면제하면 미국 내 해상 운송에 외국 선박을 사용할 수 있게 되면서 에너지·물자 운송 비용과 시간이 줄어드는 효과를 볼 수 있다.

미 국토안보부 장관과 국방장관은 ‘국가 안보 이익에 부합하는 경우’ 특정 상황에서 존스법 면제를 요청할 수 있다. 연방정부는 과거에도 허리케인 하비와 마리아 등 심각한 공급 차질이 발생했을 때 이 법의 적용을 일시적으로 중단한 바 있다.

이 같은 규제 완화 검토는 이란 전쟁이 계속되는 가운데 이란이 핵심 해상 요충지인 호르무즈 해협을 사실상 봉쇄하면서 원유와 휘발유 가격이 급등하자 백악관이 정치적 압박에 직면한 상황에서 나왔다. 자동차 협회 AAA에 따르면 이날 미국의 평균 휘발유 가격은 갤런당 3.60달러로 상승했다. 이는 이란 전쟁 이후 20% 이상 상승한 수준이다.

11월 중간선거가(연방 상·하원 의원 등 선출)를 앞두고 유가 관리의 필요성은 더 큰 상황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최대 한 달 정도는 가격 급등에 따른 정치적 압박을 견딜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포스트(WP)는 존스법 면제 검토는 트럼프 행정부에 이란 전쟁에 따른 유가 급등을 제어할 수단이 얼마나 부족한지 보여주는 사례라고 평했다.

앞서 전날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전략비축유(SPR) 1억 7200만 배럴을 방출하겠다고도 발표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이란 전쟁으로 급등한 유가를 안정시키기 위해 역대 최대 규모인 4억 배럴의 비축유를 방출하기로 합의한 데 따라 미국도 동참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가 상승이 전쟁 승리를 위해 감수할 만한 비용이라는 입장을 반복하고 있다. 그는 국제 유가가 100달러를 넘은 지난 8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란 핵 위협이 사라지면 유가는 급격히 하락할 것”이라며 “이는 미국과 세계의 안전과 평화를 위해 지불해야 할 아주 작은 대가일 뿐”이라고 했다.

이후 국제 유가 상승이 미국에 오히려 이익이 된다는 논리도 폈다. 그는 12일 트루스소셜에서 “미국은 세계 최대의 원유 생산국”이라며 “따라서 유가가 오르면 우리는 큰돈을 번다”고 주장했다. 이어 “하지만 대통령으로서 제게 훨씬 더 중요하고 관심 있는 일은 악의 제국인 이란이 핵무기를 보유해 중동은 물론 전 세계를 파괴하는 것을 막는 것”이라며 “난 그런 일이 일어나도록 결코 놔두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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