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파병해 호르무즈 확보?…“지상군 투입 필수인 킬박스”

해외

이데일리,

2026년 3월 15일, 오전 12:06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 등의 군함 파견을 통해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하겠다고 공언했지만 실제 달성은 쉽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11일(현지시간) 호르무즈 해협에서 이란의 공격을 받은 태국 벌크선 ‘마유레 나레’.(사진=태국 왕립 해군·AFP)
1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군이 호르무즈 해협이 이란의 드론과 대함 미사일으로부터 공격 받기 쉬운 위험 구역(킬박스)이란 이유로 즉각적인 군함 투입을 보류하고 있다”면서 충분한 호위가 이뤄지기 위해선 유조선 1척당 군함 2척 혹은 유조선 5~10척으로 구성된 선단에 군함 12척이 필요하다고 추정했다.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원유 수송의 핵심 통로 중 하나로, 페르시아만과 오만만을 연결하는 좁은 바닷길이다. 북쪽은 이란, 남쪽은 오만과 아랍에미리트(UAE)에 접해 있다. 호르무즈 해협의 길이는 약 160㎞이며, 가장 좁은 지점의 폭은 약 34㎞ 수준이다. 실제로 선박 항로로 사용 가능한 구역은 왕복 6㎞ 너비 (각 방향 3㎞)에 불과하다.

이에 전문가들은 유조선 호위 작전을 안전하게 수행하기 위해 해협 주변 이란 지역을 급습하거나 통제하는 지상군 투입이 군사적 선택지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미국이 공군 전력을 확대해 이란이 드론이나 미사일을 발사하기 전에 발사대를 타격하는 방법도 있으나 해협과 해안 사이 거리가 매우 짧아 미사일과 드론을 요격하기가 훨씬 어렵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상군 투입을 포함한 모든 선택지를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미 국방부는 중동 지역에 해병 원정대(MEU)를 추가 파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병 원정대는 일반적으로 수천 명의 해군 승조원, 공격용 전투기, 약 2200명의 해병대 병력을 포함한 전력과 군함으로 구성된다

호위 작전이 시행될 경우 미국 군함은 동맹국 해군과 함께 유조선 옆에서 항해하며 해협을 통과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기뢰를 제거하고 공중에서의 공격뿐 아니라 이란이 운용하는 소형 고속 공격정으로 구성된 이른바 ‘모기 함대’의 공격을 방어해야 한다.

허드슨 연구소 선임연구원이자 전직 해군 장교인 브라이언 클라크는 군함과 함께 최소 12대 이상의 ‘MQ-9 리퍼’ 드론이 상공을 순찰하면서 해안에서 미사일이나 드론 발사대가 나타날 경우 이를 즉시 타격해 유조선 호위 작전을 보호해야 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그는 “그렇게 하려면 수천 명의 군인과 해군 병력이 필요하고 상당한 비용이 들어가며, 몇 달 동안 이런 작전을 계속해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설령 다른 국가들의 군함 파견으로 유조선 호위가 이뤄지더라도 보안 조치에 따른 지연과 군함 부족 등의 이유로 해협을 통과하는 유조선 교통량은 정상 수준의 약 10%에 그칠 것이라고 해운 분석 업체 로이드 리스트 인텔리전스는 분석했다. 이 같은 속도로는 페르시아만에 발이 묶여 있는 600척 이상의 국제 무역 선박의 대기 물량 처리에 몇 달이 걸릴 수 있다.

그럼에도 이란의 위협은 여전하다. 이란의 대함 순항미사일은 이동식으로 빠르게 위치를 바꿔 기습 공격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란 남부 해안의 일정 지역을 급습하거나 점령해 이란군이 해협을 지나는 선박을 공격하지 못하도록 만드는 방법도 있다. 미군이 해안선을 따라 광범위한 공습을 실시하고 이후 미군 병력이 이란 남부에 상륙하는 것이다. 수천 명의 병력이 필요하고 작전 수행만 몇 달이 걸릴 가능성이 높다. 이 또한 이란이 미군이 철수한 뒤 다시 돌아오는 식의 ‘고양이와 쥐’ 게임을 벌일 가능성이 있다.

군사 분석가들은 해협 주변 지역을 지속적으로 통제하려면 결국 사실상 침공에 가까운 규모의 군사 작전이 필요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직접적인 교전이 불가피하고 지상에 배치된 미군 병력은 계속해서 이란의 공격 목표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이란은 장거리 미사일과 드론을 보유하고 있어 내륙 깊은 곳에서도 페르시아만을 향해 공격할 수 있으며, 실제로 해협에서 수백 마일 떨어진 이라크 인근 해역의 유조선도 공격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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