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휴전이나 협상 요청한 적 없어"…트럼프에 정면 반박

해외

이데일리,

2026년 3월 16일, 오전 09:42

[이데일리 임유경 기자]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15일(현지시간) 미국에 휴전이나 협상을 요청한 적이 없으며 필요하다면 장기전을 감수할 준비가 돼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는 “이란이 전쟁 종식을 위한 협상을 원하고 있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주장을 정면 반박한 것이다.

아라그치 장관은 이날 미 CBS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휴전을 요청한 적도 없고 협상을 요구한 적도 없다”며 “필요한 만큼 오랫동안 자위권을 행사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 (사진=AFP)
아라그치 장관은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이것이 불법적인 전쟁이며 승리할 수 없는 전쟁이라는 점을 깨달을 때까지 항전을 계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지금 사람들이 죽어가는 이유는 트럼프 대통령이 재미로 전쟁을 하고 싶어 하기 때문”라고 비판했다.

이 같은 발언은 전날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반박한 것이다. 그는 NBC와의 인터뷰에서 “이란은 협상을 바라고 있지만 아직 조건이 충분히 좋지 않기 때문에 나는 합의하고 싶지 않다”고 언급했다. 또 “확실한 합의가 이뤄지려면 이란이 핵 개발 야망을 포기하겠다는 약속이 포함돼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미국과의 협상에 대한 강한 불신을 드러냈다. 그는 “우리는 미국과 협상 중이던 상황에서 공격을 받았다”며 “그런 경험을 한 뒤에 왜 다시 협상해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전쟁 발발 직전까지 미국 측과 핵 문제를 포함한 협상을 진행하고 있었지만 협상 도중 미국이 군사 공격을 감행한 점을 문제 삼은 것이다.

핵 문제 역시 현재 논의 대상이 아니라는 입장도 밝혔다. 그는 “전쟁 직전 미국과 진행하던 협상에서 이란이 60% 농축 우라늄을 더 낮은 농도로 희석할 의향을 제시했었다. 이는 이란이 핵무기를 원하지 않는다는 점을 입증하기 위한 큰 양보였다”면서도 “현재는 협상 자체가 없기 때문에 어떤 제안도 테이블 위에 올라와 있지 않다”고 했다. 또 “앞으로 협상이 재개된다면 무엇을 협상 카드로 제시할지는 그때 결정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란이 세계 원유 수송의 핵심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했다는 관측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아라그치 장관은 “우리는 해협을 폐쇄한 것이 아니다”라며 “일부 국가 선박에는 안전한 통과를 허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우리는 선박의 안전 통과를 논의하고 싶어 하는 국가들과 대화할 준비가 되어 있다”면서 “다만 최종 결정은 이란 군이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걸프 지역 국가들을 향한 이란의 드론·미사일 공격에 대해서는 미국의 군사 거점에 대한 대응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그는 “우리는 민간 목표물을 공격하지 않는다”며 “미국 군사시설과 자산만을 표적으로 삼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미국은 걸프 지역 국가들의 영토를 이용해 이란을 공격하고 있다”며 “미국이 HIMARS 로켓을 이용해 이란의 섬을 공격했는데 이는 아랍에미리트(UAE) 영토에서 발사된 것”이라고 말했다. 또 “최근 쿠웨이트에서 F-15 전투기 세 대가 오인 사격으로 격추된 것으로 보이는데, 아무도 왜 그 전투기들이 쿠웨이트에 있었는지 묻지 않는다”며 “미국이 이웃 국가의 영토를 이용해 이란을 공격하는 상황을 우리가 침묵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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