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희토류? 이란 전쟁發 비료 대란에 웃는 中

해외

이데일리,

2026년 3월 19일, 오전 10:34

[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이란 전쟁으로 중동의 비료 수출이 급감한 가운데 비료 강국인 중국이 반사이익을 얻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중국이 희토류처럼 비료를 무기 삼아 협상 지렛대로 활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020년 중국 동부 장쑤성 항구에서 수출용 화학 비료를 옮기고 있다. (사진=AFP)
블룸버그통신은 18일(현지시간) 세계 최대 비료 수입국 인도는 최근 중국에 비료 수출 제한을 풀어달라고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중국과 국경 분쟁을 겪는 등 앙숙 관계인 인도는 식량 안보를 이유로 중국 비료 의존도를 5% 미만으로 유지해왔다. 하지만 최근 이란이 비료 수출길인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해 중동산 비료 공급에 차질이 생기자 중국에 도움을 요청한 것이다. 14억 인구가 먹을 식량을 생산해야 하는 인도로선 5월 파종 시기를 앞두고 비료 확보가 시급한 상황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핵심 지지층인 농촌도 비상에 걸렸다. 미국비료협회에 따르면 봄 파종을 앞둔 현재 비료 공급량이 평상시 농가 수요보다 25% 부족한 상태다. 미 재무부는 비료 수급 안정화를 위해 최근 베네수엘라산 비료에 대한 수입 제재를 해제했다.

국제무역센터에 따르면 중국은 전세계 인산염의 44%, 질소 30%, 황 23%, 칼륨 13%를 생산한다. 중국은 전세계 혼합비료 수출량의 25%를 차지해 세계에서 혼합비료를 가장 많이 수출하는 나라다. 동남아시아는 질소 수입량 절반을 중국에서 사온다. 나이지리아와 인도네시아의 의존도는 각각 87%, 53%에 이른다. 지난해 8월 중국과 인도가 히말라야 국경 분쟁을 완화하며 개최한 외교 회담의 핵심 안건도 비료 시장 개방이었다.

1950년대 대기근 이후 비료 생산 역량을 크게 끌어올린 중국은 비료 수출에 큰 관심을 두지 않았지만 이란 전쟁으로 ‘비료 대란’이 나타나면서 입장이 달라졌다. 중국은 비료 원료인 요소에 이어 질소·칼륩 복합 비료도 지난 16일 수출을 중단했다. 중국 식량 생산량이 증가해 기근 우려가 사실상 사라진 상황에서 중국 당국이 비료 수출을 더 간편하게 무기화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블룸버그는 “중국의 비료 산업은 지정학적 협상 카드로 재탄생할 수도 있다”며 “수십년 전 세계에서 가장 기아에 시달리던 나라 가운데 하나였던 중국은 이제 비옥한 농장을 바탕으로 주요 식량 수출국으로 발돋움할 가능성을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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