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의 페르시아만 연안에 있는 사우스 파르스 천연가스 정유소 (사진=AP·뉴시스)
MST파이낸셜의 사울 카보닉 애널리스트는 파이낸셜타임스에 “하루 수백만 배럴 생산이 사라지면 전쟁이 끝난 뒤에도 재고를 보충할 방법이 없다는 점에서 더 큰 충격”이라며 “특히 LNG 시설이 타격을 받으면 복구에 수년이 걸릴 수 있어 최악의 시나리오”라고 말했다.
영국 가디언지도 “지난 2003년 이라크 전쟁 후 당시 미국 부시 행정부는 석유 수입으로 재건 비용을 충당할 수 있다고 봤지만 약 20억 달러를 투입했음에도 생산량을 전쟁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는 데 2년 이상이 걸렸다”고 보도했다. 이근욱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해협 봉쇄가 1~2주 안에 끝날 것으로 보는 것은 잘못된 판단이다”며 “변수가 많아 정확한 시점을 예측하기 어렵지만 최소 4주는 지속할 것이다”고 내다봤다.
국내 석유화학업계에서는 불가항력 선언이 도미노처럼 이어지고 있다. 여천NCC(한화솔루션·DL케미칼 공동투자)가 중동산 나프타 수급이 막히자 지난 4일 국내 첫 불가항력을 선언하고 생산설비를 최소 가동으로 낮췄다. 이후 한화솔루션(009830), 롯데케미칼(011170), LG화학(051910)도 잇따라 고객사에 불가항력 가능성을 통보했다. 업계에서는 현재 나프타 재고가 2주 분량 수준에 불과해 봉쇄가 장기화하면 불가항력 선언이 더욱 확산할 수 있다.
해상보험 시장도 직격탄을 맞았다. 중동 지역 해상보험사가 전쟁위험 커버리지를 잇따라 중단·취소하면서 개전 첫 주부터 보험료가 50% 이상 급등했다. 신동찬 법무법인 율촌 국제제재팀장(변호사)은 “보험 가입이 불가능해지면 운항 자체가 금융계약이나 운송계약상 채무불이행 상태가 된다”며 “보험증권 조건을 지금 당장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급 충격은 정유·석화업계를 넘어 산업 전반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헬륨·알루미늄·화학비료 등 중동 의존도가 높은 원자재 공급망이 흔들리면서 반도체·식품업계까지 여파가 확산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