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현지시간) 뉴욕 금융시장은 사실상 ‘패닉 장세’에 진입했다. 주식과 채권, 금이 동시에 하락하는 ‘크로스에셋 리스크오프’ 장세. 즉 시장에서 위험자산과 안전자산을 가리지 않고 모두 매도하는 이례적 흐름이 나타났다. 통상 위기 국면에서 피난처 역할을 하던 국채와 금마저 무너졌다. 시장에서는 “이제 모두 판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매도세가 확산했고 자금은 빠르게 현금성 자산으로 이동하고 있다. 투자자들이 방향성을 상실한 채 ‘현금 대기’로 돌아선 모습이다. 이번 장세는 전형적인 공급충격이다. ‘전쟁→유가 상승→인플레이션 재점화→금리 상승→자산 동반 하락’으로 이어지는 흐름이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
특히 에너지 가격 급등이 기대 인플레이션을 끌어올리며 금리 인하와는 점점 멀어지고 있다. 시장 충격의 출발점은 단연 유가다. 이란 전쟁 장기화와 함께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장기화하자 전 세계 원유 공급 차질이 급격히 부각됐다. 브렌트유는 배럴당 112달러를 넘어섰고, 전 세계 에너지 수송의 핵심 통로가 흔들리면서 공급 충격은 구조적인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전이하고 있다. 파드레이크 가비 ING 글로벌 채권 전략가는 “유가 상승이 인플레이션 기대를 자극하면서 금리를 끌어올리는 전형적인 환경이 형성됐다”며 “전쟁이 장기화할수록 이러한 압력은 지속할 것이다”고 내다봤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