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전, 첫 AI 주도 전쟁"…팔란티어, 골든돔·UAE 방공망까지

해외

이데일리,

2026년 3월 25일, 오전 11:41

[이데일리 성주원 기자] 미국 인공지능(AI) 데이터 분석 기업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스가 이란 전쟁을 계기로 군사 AI 분야의 핵심 플레이어로 부상하고 있다. 미국의 차세대 미사일 방어 체계인 ‘골든돔’ 소프트웨어 개발에도 참여하는 가운데, 우리 방산기업 LIG넥스원과도 협력을 확대하며 글로벌 방위 시장 공략에 나섰다.

사진=로이터
◇“이란전, AI가 주도한 첫 대규모 전쟁”

팔란티어의 시암 상카르 최고기술책임자(CTO)는 24일(이하 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열린 ‘힐 앤 밸리 포럼’ 참석 중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사람들이 나중에 되돌아보며 이것이 기술·AI로 실제 주도되고 강화된 최초의 대규모 전투 작전이었다고 말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군은 이란 공습 첫 24시간 동안 1000여개의 표적을 타격하는 과정에서 팔란티어가 개발한 AI 기반 ‘메이븐 스마트 시스템(Maven Smart System)’을 활용했다. 이 시스템은 위성·감시장비 등에서 수집한 방대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전장의 신속한 의사결정을 지원한다. 앤스로픽의 AI 모델 ‘클로드’가 내장돼 있다. 메이븐 시스템은 최근 미 국방부로부터 ‘프로그램 오브 레코드(program of record)’로 지정돼 안정적인 예산 지원과 개발 지속이 보장됐다.

상카르 CTO는 표적 설정을 두고 “‘타겟팅’이란 단어가 일반인에게는 누군가 총을 쏘는 것처럼 들리겠지만, 실제로는 매우 관료적이고 체계화된 대규모 프로세스”라고 설명했다.

다만 군사 AI 활용을 둘러싼 갈등도 수면 위로 떠올랐다. 팔란티어가 메이븐 플랫폼에 클로드를 탑재해 사용해 왔지만, 미 국방부가 앤스로픽을 ‘공급망 위험’ 기업으로 지정하면서 양측 관계에 균열이 생겼다. 앤스로픽은 군사용 AI에 안전장치를 요구해온 기업으로, 현재 국방부 결정에 맞서 미 연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상카르 CTO는 또 미국의 군사기술 개발에 있어 ‘다윈식 접근법’을 주문했다. 그는 “2차 세계대전 때 154종의 항공기 기체를 만들어 그중 10개 정도가 중요했다”며 “지금 당장 154가지 저비용 루카스(LUCAS) 드론 변형을 실전 배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주요 AI 연구소들이 실용적 응용보다 범용인공지능(AGI) 개발에 집착하는 것을 비판했다.

시암 상카르 팔란티어 최고기술책임자(CTO)
◇276조원 규모 ‘골든돔’ 소프트웨어 개발 참여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팔란티어가 방산기업 안두릴 인더스트리스와 함께 트럼프 대통령의 ‘골든돔’ 미사일 방어 시스템 소프트웨어 개발 컨소시엄에도 참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골든돔은 미국과 그 영토에 대한 공중 공격을 차단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1850억달러(약 276조원) 규모의 방위 프로젝트다.

이 컨소시엄에는 팔란티어·안두릴 외에 구글 모회사 알파벳의 기술을 활용한 네트워킹 기업 알리리아, AI 스타트업 스케일AI, 소프트웨어 기업 스웁 테크놀로지스가 참여한다. 록히드마틴, 노스롭그루먼, RTX 등 전통 방산업체들은 하청업체 자격으로 합류했다. 컨소시엄은 올여름 소프트웨어 시연을 목표로 하고 있다.

골든돔의 소프트웨어는 레이더·센서·무기 체계를 연결하는 핵심 ‘글루 레이어(glue layer)’다. 이 사업을 총괄하는 마이클 게틀린 우주군 대장은 “지휘통제가 이 프로젝트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LIG넥스원, 팔란티어와 UAE 방공망 협력

국내 방산기업 LIG넥스원(079550)도 팔란티어와 손을 잡았다. 양사는 이날 미국 캘리포니아주 팔로알토 팔란티어 사무소에서 ‘통합방공망 및 무인체계 솔루션 개발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은 아랍에미리트(UAE)의 통합방위 솔루션 고도화를 1차 목표로 한다. LIG넥스원의 체계종합·무기체계 기술력과 팔란티어의 데이터 솔루션 역량을 결합해 저고도부터 고고도까지 대응하는 통합방공망과 임무 유형별 무인 플랫폼을 공동 개발한다. 양사는 지난 2024년부터 하드웨어·소프트웨어 통합 차세대 솔루션 개발 협력을 이어왔으며, 이번 MOU를 계기로 UAE를 넘어 글로벌 시장 공략도 본격화할 방침이다.

신익현 LIG넥스원 대표는 “팔란티어와의 협력 확대가 국방 R&D 역량 강화와 글로벌 경쟁력 제고로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24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팔로알토 팔란티어 사무소에서 ‘통합방공망 및 무인체계 설루션 개발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후 신익현 LIG넥스원 대표이사와 라이언 테일러 팔란티어 최고수익책임자(CRO) 겸 최고법률책임자(CLO)가 기념 촬영하고 있다. (사진=LIG넥스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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