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전쟁 끝나면 복구 수혜주는?…재건 계약 쟁탈전 예고

해외

이데일리,

2026년 3월 25일, 오후 06:11

[이데일리 성주원 기자] 미국·이스라엘의 대(對)이란 공습으로 촉발된 중동 전쟁이 언젠가 끝난다면, 곧바로 또 다른 전쟁이 기다리고 있다. 손상된 석유·가스 인프라 재건과 막힌 해운 항로 복구를 위한 ‘계약 쟁탈전’이다.

지난 14일(현지시간)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갈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방공망이 드론을 요격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잔해로 아랍에미리트(UAE) 푸자이라 석유 산업 지대에서 연기가 치솟고 있다. (사진=로이터)
2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파티 비롤 국제에너지기구(IEA) 사무총장은 전날 “중동 9개국에 걸쳐 에너지 자산 40곳 이상이 심각하거나 매우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고 밝혔다. 비롤 사무총장은 이번 위기가 1970년대 두 차례의 오일쇼크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가스 충격을 모두 합친 것보다 심각하다고 평가했다.

피해 범위는 이란을 넘어선다. 유전, 가스전, 정유시설, 송유관은 물론 항만, 전력망, 수도 시설까지 중동 전역이 피해를 입었다.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이란 사우스파르스 가스전 생산설비 4기가 타격을 받았고, 이란의 카타르 라스라판 산업도시 공격으로 액화천연가스(LNG) 시설이 광범위하게 파손됐다. 복구에는 수년간 수백억 달러가 들 것으로 전망된다.

◇엔지니어링 대기업 ‘1순위 수혜’

전투가 멈추는 즉시 가장 먼저 이란 땅을 밟을 기업은 다국적 엔지니어링 대기업들로 예상된다. 피해 현황 파악과 재건 계획 수립을 위해서다.

미국 기업 중에서는 SLB(구 슐럼버거), 할리버튼, 베이커 휴즈, 웨더포드와 비공개 기업인 벡텔 코퍼레이션이 유력한 수혜 후보로 꼽힌다. 그밖에 이탈리아의 사이펨, 프랑스의 테크닙, 인도의 라센 앤드 투브로, 두바이에 본사를 둔 시다라 등도 중동에서의 풍부한 경험을 앞세워 경쟁에 나설 전망이다. 중국 국영 CNPC, 아랍에미리트(UAE)의 NMDC, 영국의 페트로팩도 역내 거점을 갖고 있어 입찰 경쟁에 가세할 것으로 보인다.

이란 국내에서는 이슬람혁명수비대(IRGC)가 통제하는 카탐 알 안비야 건설사와 이란 최대 도급업체 마프나 그룹이 핵심 역할을 담당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계약 배분에는 미국과 이란 정부의 정치적 이해관계가 크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5일(현지시간)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갈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도심 상공으로 연기가 치솟고 있다. (사진=로이터)
◇에너지 메이저도 복구 레이스 합류

인프라 복구가 일단락되면, 글로벌 석유·가스 메이저들이 생산 재개를 위해 본격 가세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란국영석유공사(NIOC), 카타르에너지, 사우디 아람코, 아부다비국영석유공사(ADNOC) 등 국영 에너지 기업들이 전면에 나서는 가운데, 미국의 엑손모빌, 프랑스의 토탈에너지스, 영국의 셸 등 국제 메이저들도 역내 입지를 지키기 위해 복구 레이스에 합류할 전망이다.

◇해운·유틸리티 복구도 과제

이란과 오만 사이의 호르무즈 해협은 현재 사실상 봉쇄 상태다. 세계 원유·LNG 물동량의 약 5분의 1이 통과하는 이 해협의 재개통은 글로벌 에너지 흐름 정상화의 선결 조건이다. 이란 해역의 항만과 수십 척의 선박도 폭격으로 피해를 입어 항만 재건 및 해양 인양 전문업체의 수요가 수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전력·수도 부문 피해도 심각하다. 이란과 바레인의 담수화 시설이 공격을 받은 데 이어 이스라엘 전력망 일부도 피해를 입었다. 이란 전력망을 운영하는 국영 타바니르와 마프나 그룹이 국내 복구의 핵심을 맡겠지만 이란 부셰르 원전을 운영하는 러시아 로사톰의 역할은 미국의 재건 참여 구도 속에서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통신은 “설령 오늘 전투가 멈춘다 해도 수년간의 재건 작업이 기다리고 있다”며 “복구가 시작되면 이들 관련 기업은 전쟁 잔해를 치우면서 동시에 막대한 수익도 거둬들일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 12일(현지시간) 두바이 북쪽 걸프 해역에서 촬영된 사진. 화물선 ‘소스 블레싱(Source Blessing)’호에서 연기가 치솟는 모습이 보인다. (사진=AFP)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