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사모대출 펀드런 확산…빗장 닫는 운용사들

해외

이데일리,

2026년 3월 25일, 오후 07:01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사모대출 업계의 대표 운용사인 아레스 매니지먼트가 투자자들의 대규모 환매 요청을 제한했다. 투자자들이 요청한 금액의 절반도 돌려주지 못한 가운데, 시장 충격이 발생할 경우 리스크가 금융 시스템 전반으로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날 아레스 매니지먼트는 투자자 서한을 통해 107억달러(약 15조9000억원) 규모의 ‘아레스 전략 인컴 펀드’가 전체 순자산의 11.6%에 해당하는 환매를 요청받았으나 환매 한도를 순자산의 5%로 제한했다고 밝혔다.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이는 전날 아폴로 글로벌 매니지먼트의 환매 제한에 이은 것이다. 아폴로 또한 151억달러(약 22조5000억원) 규모의 사모대출 펀드 ‘아폴로 부채 솔루션스(ADS)’가 투자자들의 11.2% 환매 요청을 받았으나 환매 비율을 순자산의 5%로 제한한다고 밝혔다.

이날 피닉스에서 열린 투자 콘퍼런스에서 아레스의 마이크 아루게티 최고경영자(CEO)는 이와 관련해 “분기당 5% 환매 한도는 임의로 결정된 것이 아니라 유동성 수준과 펀드 구조를 최대한 고려한 것”이라며 해당 펀드는 장기 투자에 적합하다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대규모 환매 요청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은 투자자들이 유동성이 낮은 사모대출 시장에서 유동성 경색을 우려하기 시작했음을 시사한다고 블룸버그는 짚었다. 주요 사모대출 운용사 중 하나인 블루아울은 펀드 환매를 중단했고, 블랙록·모건스탠리·클리프워터 등은 환매 비율을 제한했다. 세계 최대 사모펀드 운용사인 블랙스톤은 자사 비상장 신용펀드(BCRED)가 올해 1분기 전체 자산의 7.9%에 달하는 환매 요청을 받자 이를 수용했다.

사모대출은 은행이 아닌 자산운용사나 사모펀드가 기업에 직접 대출을 제공하는 시장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은행 규제가 강화되면서 빠르게 성장했다. 현재 시장 규모는 2조달러(약 2900조원) 규모로 추산된다. 최근 들어 투자자들은 사모대출 시장의 투명성 부족, 대출 심사 기준의 허점, 인공지능(AI) 발전으로 사업 모델이 흔들릴 수 있는 소프트웨어 기업 노출 등에 대한 우려를 표하고 있다. 기업에 직접 대출해주는 사모대출 자체가 일정 수준의 유동성을 원하는 투자자들에게 적합한 투자 상품이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전날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KKR이 운용하는 사모대출펀드 ‘FS KKR 캐피털’의 신용등급을 투기등급인 ‘Ba1’으로 한 단계 하향 조정했다. 무디스는 “FS KKR의 지속적인 자산 건전성 문제를 반영했다”라고 하향 사유를 설명했다. 미국 최대 은행인 JP모건체이스도 최근 소프트웨어 기업에 돈을 빌려준 사모대출 펀드의 담보자산 가치를 하향 조정한 바 있다.

사모대출 자산군으로의 자금 유입도 둔화하는 양상이다. 데이터 제공업체 로버트 A. 스탠저에 따르면 지난달 비상장 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사모대출 펀드) 투자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약 43% 감소했다. 블룸버그는 이처럼 수요가 약해지고 투자자들이 자금을 회수하려는 움직임이 늘어나면 펀드의 유동성은 더 제한되는 등 악순환이 이뤄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투자자들의 불안은 운용사 주가 급락으로 이어졌다. 최근 3개월 사이 아레스 매니지먼트 주가는 37.28% 하락했다. 같은 기간 블루아울(-42.04%), 블랙스톤(-30.59%), 아폴로(-25.26%), KKR(-30.49%) 주가도 큰 폭으로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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