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 LNG 공급 충격에 미국산 확보 경쟁…신흥국 타격 더 커

해외

이데일리,

2026년 3월 26일, 오후 03:37

[이데일리 임유경 기자] 이란 전쟁 여파로 카타르가 보유한 세계 최대 액화천연가스(LNG) 생산 시설이 가동을 멈추면서, 아시아와 유럽 수입국들이 미국산 LNG 확보에 나섰다. 공급 충격은 방글라데시·인도 등 신흥국에 더 크게 전이되는 반면, 미국 LNG 기업들은 단기 가격 상승과 장기 수요 확대라는 반사이익을 동시에 누릴 전망이다.

이란의 공격이 있기 전 카타르 라스라판 산업단지 모습.(사진=AFP)
25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은 소식통들을 인용해 일본, 독일 등 주요 수입국들이 미국 LNG 기업들과 추가 구매, 특히 단기 납품 물량 확보를 위한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보도했다. 이 같은 논의는 휴스턴에서 열린 글로벌 에너지 업계 연례 컨퍼런스 ‘세라위크(CERAWeek)’ 기간에 급진전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 전쟁으로 중동산 LNG 공급이 사실상 중단되자 수입국들이 미국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지난 18일 이스라엘이 이란 남부 최대 가스전인 사우스 파르스를 폭격하자 이란은 이에 대한 보복으로 카타르, 아랍에미리트(UAE), 사우디아라비아 등 주변국 에너지 시설을 공습했으며, 이 과정에서 카타르의 세계 최대 LNG 생산 클러스터인 라스라판도 장기간 복구가 어려운 피해를 입었다.

하지만 미국 LNG 생산업체들의 대부분은 이미 설비를 거의 최대 수준으로 가동 중이며, 공급 물량 상당수도 장기 계약으로 묶여 있어 시장에 추가로 풀 수 있는 여유 물량은 제한적인 상황이다.

셰브런의 호주 업스트림 부문 책임자 발라지 크리슈나무르티는 “공급이 극도로 제한된 시장에서 추가 LNG 물량은 아시아와 유럽 간 경쟁 속에서 가격이 더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LNG는 저장 여력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수입국은 안정적인 물량 유입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세라위크에서의 협상은 주로 기존 아시아·유럽 주요 수입국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어, 공급 부족에 따른 단기적 충격은 방글라데시, 인도 등 남아시아 신흥국에 더 크게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블룸버그는 짚었다.

셰니에 에너지의 잭 푸스코 최고경영자(CEO)는 “이처럼 높은 가격 환경에서는 결국 부유한 국가들이 필요한 만큼 비용을 지불할 것이고, 신흥국들이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기업들은 장·단기적으로 중동산 LNG 공급 차질에 따른 반사이익을 얻게 됐다.

미국 LNG 업체들이 전체 공급 공백을 완전히 메울 수는 없지만, 단기(스팟) 거래 확대는 향후 설비 증설에는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셰니에 에너지, 벤처 글로벌, 우드사이드 에너지 등 미국 주요 LNG 수출업체들은 모두 현재 최대 생산 수준을 유지하면서, 추가 공급 확대를 위해 가능한 모든 방안을 검토 중이다.

키머리지 에너지의 벤 델 공동대표는 “이번 사태로 중동 지역의 리스크 프리미엄이 재평가될 것이며, 이는 미국 공급업체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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