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박당 30억원”…이란, 호르무즈 통행료 징수 법안 추진

해외

이데일리,

2026년 3월 26일, 오후 05:43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에 통행료를 부과하는 법안을 추진 중이다.

2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이란 반관영 파르스통신을 인용해 이란 의회가 호르무즈 해협에 대해 이란의 감독 권한을 법적으로 인정하는 내용을 담은 법안 최종안을 내주 내놓을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아랍에미리트 미나 알 파예르에서 바라본 호르무즈 해협에 유조선과 화물선이 줄지어 서 있다. (사진=뉴시스·AP)
블룸버그는 해당 법안이 이미 해운업계에서 널리 알려진 비공식 관행을 제도화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호르무즈 해협과 같은 핵심 항로에서는 일반적으로 국제법에 의해 항행의 자유가 보장되는데, 전쟁 이후 일부 선박에는 안전 통행 보장을 명분으로 최대 200만달러(약 30억원)의 사실상 통행료가 요구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중개인을 통해 선원 정보, 화물 내용, 항해 계획 등의 세부 사항을 제출하라는 이란의 요청이 있었고, 일부 경우에는 통행료도 요구됐다. 아직까지는 이런 통행료 부과가 체계적으로 이뤄지지 않았는데 법안이 최종 통과된다면 법적 근거가 마련되는 셈이다.

현재 걸프 해역에 묶인 배는 약 3200척으로 추산된다. 이란의 통행료 징수가 실제로 이뤄진다면 이란은 64억달러(약 9조 6000억원)에 이르는 추가 수입이 생긴다.

이는 위기에 놓인 해운업계의 어려움을 가중시킬 것으로 보인다. 선사들은 선박과 화물을 이동시키기를 원하지만 동시에 제재 위험과 안보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다.

지난달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하면서 전쟁이 시작되자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대응했다. 최근 몇 주 동안 일부 극소수 선박만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했다.

해상 보험 중개업체 캄비아소 리소 아시아의 아만다 비욘 배상 청구 담당 책임자는 “결국 이란을 신뢰할 수 있느냐에 달린 문제”라며 “지난 100년 동안 우리는 항행의 자유를 누려왔다. 이런 조치는 결국 글로벌 무역을 방해하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물류 흐름이 차질을 빚으면서 페르시아만 지역의 일부 원유 생산이 멈췄고, 전쟁으로 인해 지역 정유 시설도 피해를 입었다. 그 결과 유가는 급등했으며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가격은 한때 배럴당 119달러까지 치솟았다.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통행료 징수 움직임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9년 트럼프 행정부 1기의 압박 정책에 유사한 법안이 제출됐으나 통과는 되지 않았다.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