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는 이날 수정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중동 분쟁이 인플레이션 재확산을 촉발하며 글로벌 경제 회복세를 약화시키고 있다”며 주요국 물가 전망을 일제히 상향했다.
특히 미국의 올해 물가 상승률은 4.2%로 치솟아 주요 7개국(G7)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지난해 2.6%에서 큰 폭으로 상승한 수치다.
OECD는 주요 20개국(G20)의 올해 평균 물가 상승률도 기존 2.8%에서 4.0%로 대폭 상향 조정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FP)
이번 인플레이션 재점화는 단순한 유가 상승을 넘어 공급망 전반으로 확산되는 구조적 충격이라는 점에서 우려가 크다.
OECD는 중동 지역이 전 세계 해상 원유 수송의 약 25%, 액화천연가스(LNG)의 약 20%를 차지하는 핵심 통로라고 지적했다. 여기에 비료 원료인 요소(urea)의 34%, 황의 절반이 걸프 지역에서 생산되는 만큼, 식량·농업 비용까지 자극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또 중동은 헬륨(세계 공급의 3분의 1 이상), 브롬(3분의 2) 등 산업 핵심 소재 생산 비중도 높아 반도체 등 제조업 공급망에도 파급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OECD는 “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에너지 가격 상승이 기업 비용과 소비자 물가를 동시에 끌어올려 성장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글로벌 성장률은 단기적으로는 예상보다 견조한 흐름이 일부 충격을 흡수하면서 2026년 2.9%로 유지됐다. 다만 이는 연초 강한 경기 모멘텀이 전쟁 충격을 상쇄한 결과다.
OECD는 전쟁이 없었다면 올해 성장률을 0.3%포인트 상향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전쟁으로 인해 글로벌 성장 경로가 구조적으로 낮아졌다는 의미다.
실제 글로벌 성장률은 지난해 3.3%에서 올해 2.9%로 둔화된 뒤 내년 3.0%로 소폭 반등하는 데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미국 역시 소비 둔화 영향으로 성장률이 올해 2.0%, 2027년 1.7%로 점차 낮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유가 135달러 시나리오”…물가↑ 성장↓
OECD는 최악의 경우 유가가 배럴당 135달러 수준까지 상승하는 ‘하방 시나리오’도 제시했다.
이 경우 글로벌 생산은 기본 전망보다 0.5% 낮아지고, 소비자 물가는 약 1%포인트 추가 상승할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단순한 경기 둔화를 넘어 ‘스태그플레이션(고물가·저성장)’ 위험이 현실화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 같은 환경 변화는 통화정책에도 직접적인 제약으로 작용하고 있다.
연방준비제도는 최근 금리 인하가 당분간 어렵다는 신호를 보냈으며, OECD 역시 미국과 영국 모두 2026년 내내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유럽중앙은행(ECB)은 인플레이션 기대를 억제하기 위해 2분기 중 한 차례 금리 인상에 나설 것으로 예상됐다.
OECD는 “중앙은행은 인플레이션 기대가 흔들리지 않도록 경계해야 한다”며 “물가 압력이 확산되거나 성장 전망이 크게 악화될 경우 추가 정책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재정 정책에 대해서도 경고가 나왔다. OECD는 에너지 가격 급등에 대응한 정부 지원이 불가피하지만, 광범위한 보조금은 재정 부담을 키우고 에너지 소비를 왜곡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대신 취약 계층과 경쟁력 있는 기업에 한정한 ‘정밀 지원’과 함께 명확한 종료 시점을 설정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