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렉스 카프 팔란티어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미국의 테크 미디어 TBPN 방송에 출연해 “미래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방법은 기본적으로 두 가지”라며 “직업 훈련을 받았거나, 신경다양인인 경우”라고 말했다고 25일(현지시간) 미국 경제 전문지 포천이 보도했다.
알렉스 카프 팔란티어 최고경영자(CEO). (사진=AFP)
카프 CEO가 제시한 첫 번째 범주는 숙련 기술직이다. 전기기사, 배관공 같은 직업은 자동화가 어렵고, 빅테크 기업들의 대규모 데이터센터 구축과 미국 내 노동력 부족으로 수요가 늘고 있다는 설명이다.
두 번째 범주인 신경다양인은 본래 난독증, ADHD(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 자폐증 등으로 뇌가 일반적인 방식과 다르게 정보를 처리하는 사람을 가리키는 의학 용어다. 카프 CEO는 이 개념을 더 넓게 해석했다. 의학적 진단 여부와 관계없이 정해진 틀을 거부하고 창의적이고 융·복합적 사고를 지닌 사람이 여기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난독증을 앓고 있는 카프 CEO는 이러한 인지적 차이가 AI 시대에 강점이 될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지난해 12월 뉴욕타임스(NYT) 딜북 서밋에서 “심각한 난독증이 있다면 정해진 방식대로 할 수 없다. 난독증인 사람이 완전히 익힐 수 있는 플레이북은 없다. 그래서 우리는 자유롭게 생각하는 법을 배운다”고 말했다.
그는 “다르게 생각하고 위험을 감수하는 사람, 더 예술가적이고 다른 각도에서 사물을 바라보며 독자적인 무언가를 만들 수 있는 사람이 성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팔란티어, 신경다양인·고졸자 겨냥 채용 프로그램 운영
팔란티어는 이 같은 철학을 채용에도 반영하고 있다. 카프 CEO가 NYT 딜북 서밋 당시 무대 위에서 가만히 앉아 있지 못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온라인에서 화제가 되자 팔란티어는 곧바로 신경다양인 지원자를 발굴하기 위한 전용 ‘신경다양인 펠로십’ 신설을 발표했다. 채용 공고에는 “신경다양인들은 미국과 서방의 미래를 형성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명시돼 있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포천 500대 기업 영업 조직의 5분의 1이 오는 2027년까지 신경다양인 인재를 적극 채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팔란티어는 별도로 대학 비진학 고졸자를 위한 ‘메리토크러시 펠로십’도 운영한다. 지원 자격에 아이비리그 수준의 시험 점수를 요구하는 이 프로그램은 첫 기수에 500여명이 몰려 22명이 선발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선발자 중에는 대학 진학에 매력을 못 느꼈거나 원하는 학교에 입학하지 못한 이들이 포함됐다. 현재 모집 중인 2026년 가을 기수 참가자에게는 월 5400달러(약 812만원)의 생활비를 지급하며 우수자에게는 정규직 채용 기회를 준다.
◇“AI, 인문학 일자리 없앨 것”…대학 학위 무용론 직격
스탠퍼드대 법학대학원과 독일 괴테대학교 철학 박사를 포함해 3개의 학위를 보유한 카프 CEO는 AI 시대에 고등 교육의 한계를 솔직하게 지적해왔다.
그는 올해 초 스위스 다보스 세계경제포럼(WEF) 연차총회에서 “AI가 인문학 분야 일자리를 없앨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엘리트 학교에서 철학을 공부했다면 다른 기술이 있기를 바란다. 철학은 시장에서 팔기 어려울 것”이라고도 했다.
◇앤스로픽 공동창업자 “인문학, 오히려 더 중요”
AI 기업 앤스로픽의 공동 창업자 다리오 아모데이는 지난달 ABC 뉴스 인터뷰에서 “인문학 공부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앤스로픽에서 채용할 때 훌륭한 소통 능력, 뛰어난 감성 지수(EQ)와 대인관계 능력을 갖춘 사람을 찾는다”며 “우리를 인간으로 만드는 것들이 덜 중요해지는 것이 아니라 훨씬 더 중요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 수석 과학자 제이미 티번도 “유연성·적응력·비판적 사고 등 메타인지 능력이 매우 중요해질 것”이라며 “이를 위해 전통적인 인문학 교육이 중요하다”고 WSJ에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