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개장 직후 한 트레이더가 기지개를 켜고 있다. (사진=AFP)
특히 나스닥지수는 지난해 10월 고점 대비 10% 이상 하락하며 기술적 ‘조정 국면’ 진입이 가시화됐다. 최근 반등 흐름을 보였던 증시는 이날 낙폭을 키우며 전일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했다.
유가 급등이 또 다시 투심을 끌어내렸다. 브렌트유는 5% 상승해 배럴당 108달러 수준까지 올랐고, 이는 곧바로 인플레이션 재자극 우려로 이어졌다.
이에 따라 미 국채 금리는 급등했다. 국채 입찰 부진까지 겹치며 채권 가격 하락이 심화됐다. 미 재무부는 이날 440억달러 규모 7년물 국채 입찰을 실시했지만 수요가 기대에 못 미치며 부진한 결과를 보였다.
이에 따라 2년물 금리는 약 4.0%, 7년물은 4.26%, 10년물은 4.42% 수준까지 올라 각각 지난해 6월과 7월 이후 최고 수준에 근접했다.
비트코인과 금까지 동반 하락하며 시장 전반에서 위험 회피 심리가 확산됐다. 전형적인 ‘공급 충격형 리스크오프’가 재현된 셈이다.
월가에서는 “유가 상승→인플레이션 압력→금리 상승→자산 가격 하락”으로 이어지는 경로가 다시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는 최근 시장을 지탱하던 ‘종전 기대’가 빠르게 약화하고 있는 탓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에 대해 협상 타결을 압박하면서도, 합의 가능성에 대해서는 명확한 신호를 주지 않았다. 그는 “이란이 전쟁을 멈추지 않으면 계속 공격할 것”이라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이란 역시 중재국을 통해 휴전 조건을 전달했지만 미국과 이스라엘이 공격을 재개하지 않을 것이라는 보장 등을 요구하며 강경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사실상 협상은 진행 중이지만 간극이 좁혀지지 않는 교착 상태라는 평가가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주 내 협상 타결을 시한으로 제시했지만, 현재 흐름으로는 단기간 내 합의 가능성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매트 말리 밀러타박 전략가는 “협상 진전은 매우 제한적이며 불확실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웰스파고의 더그 비스 글로벌 전략가는 “누가 실제 협상 상대인지조차 명확하지 않은 상황”이라며 “상반된 신호와 ‘전쟁의 안개(fog of war)’가 시장을 움직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협상 관련 발언이 오갈 때마다 증시와 유가가 급등락하는 ‘헤드라인 장세’가 지속되고 있다.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시장의 초점은 다시 에너지 공급 충격으로 이동하고 있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 이후 이란이 사실상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면서 글로벌 원유 공급이 크게 위축됐다. 하루 수백만 배럴 규모 공급 차질이 발생하며 유가를 끌어올리고 있다.
브렌트유는 이번 달에만 약 50% 상승할 것으로 예상될 정도로 상승 폭이 가파르다. 이는 글로벌 경제 전반에 인플레이션 압력을 재확산시키는 핵심 요인으로 지목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이날 보고서를 통해 이란 전쟁으로 글로벌 경제가 기존 성장 경로에서 이탈하고 있으며,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가까운 상황이 인플레이션을 크게 자극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같은 환경 속에서 시장의 금리 기대도 급변하고 있다. 전쟁 이전에는 올해 두 차례 금리 인하가 예상됐지만, 현재는 연내 인하 기대가 사실상 사라진 상태다.
다만 고용지표는 비교적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시장 예상과 대체로 부합하며 노동시장이 안정적인 상태임을 시사했다. 이는 연방준비제도(Fed)가 당분간 금리를 유지할 여지를 제공하는 요인으로 해석된다.
LPL파이낸셜의 애덤 턴퀴스트 전략가는 “이란 전쟁과 유가 급등이 위험자산 선호를 지속적으로 압박하고 있다”며 “지속적인 시장 반등을 위해서는 의미 있는 종전 합의와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업종별로는 에너지주만 상승하고 대부분 업종이 하락했다. 미국 법원이 소셜미디어 중독 관련 소송에서 메타와 구글의 책임을 인정한 영향으로 메타 주가는 7.96%, 구글 모회사 알파벳은 3.1% 하락했다.
반도체주도 약세를 보였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4.8% 하락했고, 인공지능(AI) 대표주 엔비디아도 4.2% 떨어지며 다우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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