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보너스 3.8억 '사상 최대' 찍었지만 한숨 쉬는 이유

해외

이데일리,

2026년 3월 27일, 오전 09:30

[이데일리 성주원 기자] 월가의 지난해 평균 보너스가 24만6900달러(약 3억7240만원)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총액도 492억달러(약 74조2180억원)로 역대 최대였다. 다만 뉴욕시가 예산 계획에 반영한 증가폭에는 크게 못 미쳐 시 재정 적자 해소에 빨간불이 켜졌다.

사진=AFP
뉴욕주 감사원장 토머스 디나폴리는 26일(현지시간) 발표한 추산에서 뉴욕시 증권업계 종사자들의 2025년도 평균 보너스가 전년 대비 6% 증가했다고 밝혔다. 총액은 전년 대비 9% 늘었다. 물가 상승을 감안한 실질 기준으로 평균 지급액은 역대 5위 수준이다. 실질 기준 총액 최고의 해는 2006년이다.

◇호황의 월가, 기대 못 미친 세수

이번 보너스 지급은 2025년 월가의 폭발적 실적을 반영한다. 대형 기업 인수합병(M&A)과 주식·채권 거래 중개 수익이 미국 최대 은행들에 사상 최고 실적을 안겼다. 디나폴리 감사원장은 “국내외 정세 변동이 지속되는 가운데서도 월가는 2025년 대부분의 기간에 걸쳐 견조한 실적을 올렸다”고 밝혔다.

통상 12월부터 3월 사이에 지급되는 월가 보너스는 증권업계 종사자 총보수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할 만큼 비중이 크다. 2024년 기준 평균 총보수는 50만5677달러(약 7억6280만원)였다.

문제는 이번 보너스 증가율이 뉴욕시의 기대에 한참 못 미쳤다는 점이다. 뉴욕시의 2026회계연도 재정 계획은 월가의 보너스가 15% 늘어날 것으로 가정하고 있었으나 실제 증가율은 6%에 그쳤다. 이번 보너스 시즌으로 전년 대비 주 소득세 수입이 약 1억9900만달러(약 3000억원), 시 세수는 약 9100만달러(약 1370억원)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고용 4년만에 감소…증세안 놓고 맘다니 vs 월가 갈등

월가의 보너스가 역대 최고를 경신한 반면 고용은 오히려 줄었다. 2025년 뉴욕시 증권업계 고용자 수(속보치)는 전년 대비 1.6% 감소한 19만8200명으로, 4년 만에 감소로 돌아섰다. 2024년에는 20만1500명으로 30년만에 가장 많았다. 뉴욕시는 여전히 미국 금융의 중심지이지만, 고용 증가 속도는 다른 지역이 더 빠른 상황이다.

조란 맘다니 뉴욕 시장은 오는 7월 새 회계연도 시작 전에 50억달러(약 7조5425억원) 이상의 예산 적자를 반드시 해소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는 연 소득 100만달러(약 15억원) 이상의 고소득자와 법인에 대한 세율 인상을 주 의회에 촉구하고 있다. 증세 및 임대료 동결 발언으로 금융권의 반발을 산 그는 당선 이후 관계 개선에 나섰지만, 재계 엘리트들과의 갈등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월가는 증세안에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디나폴리 감사원장은 “지정학적 긴장이 전 세계적인 파급 효과를 낳는 가운데 금융 섹터와 경제 전반의 전망에 상당한 리스크가 생겨나고 있다”고 경고했다.

뉴욕시 증권업 종사자 평균 보너스 추이 (단위: 달러, 자료: 뉴욕주 감사원(NYS Comptroller))
*주식옵션 등 원천징수되지 않은 기타 보상은 제외. 2025년은 추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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