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달러 약세론 접나…이란 전쟁이 판 뒤집었다

해외

이데일리,

2026년 3월 27일, 오전 10:15

[이데일리 성주원 기자] 이란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미국 달러화가 지난해 7월 이후 최고의 월간 상승률을 기록할 전망이다. 연초 달러 약세를 점쳤던 월가 주요 금융사들의 외환 전략도 전면 수정 압박을 받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26일(이하 현지시간) 블룸버그 달러 현물 지수가 이번 달 들어 2% 이상 상승했다고 보도했다. 이란 전쟁 발발로 에너지 가격이 급등한 가운데 안전자산 수요가 유입되고,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도 약화된 결과다.

블룸버그 달러 현물지수 추이 (자료: 블룸버그) *회색 음영은 이란 전쟁 기간
◇JP모건, 1년만에 “달러 강세” 전환

이란 전쟁 발발 직전 달러 지수는 4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었다. 그러나 전황이 장기화하면서 판세가 뒤집혔다.

JP모건체이스 전략가들은 1년 만에 처음으로 ‘달러 강세’ 전망으로 돌아섰다. 선물 시장에서도 투기 세력의 달러 강세 베팅 전환이 뚜렷하다. 불과 지난달 중순까지만 해도 이들의 달러 약세 베팅은 약 5년 만에 최대 규모였다.

스탠다드차타드은행의 스티브 잉글랜더 주요10개국(G10) 외환 리서치 헤드는 “2026년 초의 달러 숏(매도) 포지션은 허를 찔렸다”고 진단했다. 그는 달러·유로 환율이 현재 약 1.15달러에서 연말에는 1.12달러까지 내려갈 것(달러 강세)으로 전망했다.

◇연초엔 “달러 약세” 일색…작년 달러 지수 8%↓

주요 금융사들은 연초만 해도 달러 약세를 예측했다. 골드만삭스와 도이체방크는 연준의 추가 완화 전망을 근거로 달러 하락을 점쳤다. 블룸버그 달러 지수는 지난해 약 8% 하락해 2017년 이후 가장 큰 낙폭을 기록한 바 있다.

도이체방크는 이달 보고서에서 이번 전쟁이 국제 원유 거래 결제 통화로서 달러의 역할을 시험대에 올리고 있다고 경고했다. 중국 위안화 사용 확대 가능성도 거론했다.

사진=로이터
◇전망 업데이트 보류하기도…휴전 여부가 관건

불확실성이 큰 만큼 전망 수정을 미루는 금융사들도 많다. TD증권의 자야티 바라드와지 FX 전략 헤드는 전황 악화 시 달러 강세 편향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히면서도, 미국·이란 협상 타결 시에는 달러 약세 반전이 가능하다며 기존 약세 전망을 유지했다.

그는 “휴전 시나리오에서는 미국 성장 예외주의의 약화, 안전자산 프리미엄 축소, 헤지 아메리카 거래 강화가 모두 달러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매뉴라이프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에리카 카밀레리 선임 글로벌 매크로 분석가도 이달 달러 숏 포지션을 청산했음에도 중기적으로 달러 약세를 예상하며 연말에는 유로화가 절상될 것으로 전망했다.

골드만삭스 전략가들도 성장 우려로 시장 관심이 이동할 경우 “G10 통화 대비 달러 강세가 억제될 것”이라고 밝혔다. 모건스탠리는 경기 우려가 고조되면 달러 약세가 나타날 것이라고 한 걸음 더 나아간 전망을 내놨다.

◇현재는 강세론자가 주도…옵션 시장도 1개월 강세 우세

현재 시장 주도권은 강세론자들이 쥐고 있다. 26일 달러와 유가는 양측 휴전 가능성에 대한 불확실성 속에 동반 상승했고, 주가는 하락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시한을 오는 4월 6일로 연장한 뒤 달러는 상승분 일부를 반납했다.

뉴욕 옵션 시장에서는 향후 1개월 전망에서 ‘달러 강세’ 베팅이 우세한 상황이다. 다만 1년 전망에서는 강세가 점차 약화될 것이라는 기대가 반영되고 있어 단기 강세와 중기 불확실성이 공존하는 국면이 이어지고 있다.

스위프트(SWIFT) 달러 결제 비중(위) 추이와 중앙은행 외환보유액 중 달러 비중 추이 (단위: %, 자료: 스위프트(SWIFT)국제통화기금(IMF)) *데이터는 2025년 3분기까지 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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